초등학교 6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국민학교였지요
처음 생리를 시작하고 불편함과 어색함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당당하지 못하고 내색할 수 없었지요
하필 명절이라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그 중 친척 언니가 불안한 제 행동을 보고 바로 눈치를 채더군요
” 생리하는 거니? ”
죄지은 것도 아닌데 들켜서는 안되는 걸 발각된 것처럼 소리 내어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던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거의 30년이 가까워진 기억입니다
헐 생리를 한 게 30년이라니 기겁할 노릇이네요
생리통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들었습니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을 만큼 심했어요
생리 기간을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없으니 불편함, 찜찜함, 극심한 통증까지 겹치면 시험이나 여행 같은 특별한 날을 망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출산 후 좀 통증은 좀 줄었으나 여전히 생리통에 꾀 많은 날들을 고통받습니다
예민해지고 꾀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무뎌딜 때도 되었는데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시간을 제 딸도 겪게 되겠죠?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요?
극심한 생리통이 유전되지는 않을까요?
생리혈이 셀까지 매 순간 조마조마 해하며 긴장감과 불편함을 많이 느끼겠죠?
사춘기 시기 예민한 그때에 아이에게 생리는 어떤 이미지가 될까요?
너와 나의 빨강을 읽으며 지금은 오래되서 기억이 퇴색되어 버린 처음 생리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전학 와서 낯선 학교에서 처음 생리를 하게 된 사샤
뜻하지 않게 생리혈이 바지에 묻었찌만 위기에서 사샤를 도와주는 아이들과 친구가 됩니다
이 아이들의 생리에 대한 생각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생리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당혹감과 신체 변화로 인해 겪는 혼란스러움을 생각합니다
사실 앞으로 딸아이가 생리할 것에 대비해서 과학적인 사실들 위주로 접근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여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제 아이를 갖는 몸이 되어가는 거다~ 이런 팩트 위주로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의 마음을 놓칠 뻔했습니다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과했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둔해져버린 것도 같아요
사춘기 때 모든 감각이 예민하던 그때 생리와 친구 관계로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었네요
너와 나의 빨강 을 읽으면서 그 시절 저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내 딸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