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윤해연 단편집 – 녀석의 깃털

시리즈 블루픽션 82 | 윤해연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22년 11월 18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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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몸에 나타난 이상 징후!

청각, 시각, 후각, 촉각…

비룡소 : 녀석의 깃털

윤해연 단편집

소설을 다 읽고 난 뒤 읽어보는 작가의 말이

더 가슴 깊이 남고 울림을 줬던 소설이에요.

고단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깃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상으로 떨어질 때 한 번은 멈출 수 있는 작은 날개라면 족하다.

추락의 속도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추락의 세기가 약해 지상으로 떨어진다 해도 덜 아플지 모른다.

떨어진다 해도 툭툭 털고 일어서 날갯죽지를 힘차게 흔들어

작은 깃털로 다시 날아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작가의 말 중-

 

 

2022 창원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김해연 작가의 신작

익숙한 감각을 낯설게 깨우는 여섯 편의 이야기.

내 귓바퀴에 생긴 아가미 같은 구멍 <전이개누공>

친구의 등에 돋아난 깃털 <녀석의 깃털>

B양에게만 들리는 양의 울음소리 <페이머스 양>

선배의 손에서 목격한 그것 <여섯 번째 손가락>

나를 따라다니는 불쾌한 냄새 <야생 거주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우리 안에 섞여 있던 존재들 <없는 얼굴>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의 단편 소설을 읽어봤어요.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 다른 결말을 이끌어가는

열린 결말의 단편소설이라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작가는 나에게 뭘 말하고 싶은 걸까?

늘 정해진 답만 찾던 저에겐 이런 열린 결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한편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전이개누공]

누구에나 있는 콧구멍, 눈구멍, 똥구멍….. 이 아닌

전 세계 인구 중 5%에게만 있다는 또 다른 구멍 전이개누공

전이개누공은 선천성 이루공이라 불리는 귓바퀴 앞쪽에 있는 구멍을 말해요.

저희 아이에게도 있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 구멍은

때론 염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요.

수영을 하는 병진이에게 전이개누공은 아킬레스예요.

자주 물이 차서 염증이 되어 진물이 나오기 때문이죠.

간단한 수술로 제거하면 되지만 병진이는 달갑지 않아요.

병진이가 수영을 하는 이유는 물속에 오래 있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런 병진이에겐 전이개누공이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아가미 같은 존재예요.

아니… 아가미예요.

물속에 들어가면 그의 아가미는 서서히 열렸다 닫히며

숨을 쉬어요.

아가미 덕분에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유영할 수 있는 병진이는

계곡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기도 해요.

그런데 진짜 그것은 아가미일까요?

결국 전이개누공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고 날짜를 정한 날

병진이는 친구와 함께 방문한 곳에서 아가미를 가진

최후의 인류들을 목격해요.

병진이는 과연 그들을 만난 이후 수술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요.

자신에게 아가미가 있다는 건 남들과 다르고, 누군가 알게 된다면

괴물처럼 손가락질 받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남들과 다르다고

내가 원치 않는데 굳이 그들과 같아지기 위해

자신을 바꿀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내용이었어요.

그 다름을 자신의 장점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녀석의 깃털]

친구가 어느 날 진지하게 날고 싶다고 말한다면?

누가 너의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판사요, 의사요, 선생님이요….라며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 직업을 말할 거예요.

근데 과연 그게 꿈이 맞는 걸까요?

이루어질 수도 있는 건 꿈이 아니야, 목표지.

아~!!!!!

뭔가 생각의 전환이 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귀였어요.

생각해 보니 아주 오래전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엔

대통령이나 선생님이 아닌

하늘을 날고 싶다, 순간 이동을 하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꿈을 갖고 있었던 적도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자라며 어느 순간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는 목표가

꿈이 되어버렸죠.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갑자기 자기 성찰을 하며

순간적으로 내가 어떤 틀에 갇혀지내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버렸어요.

어느 날 친구가 등을 보여주는데 그곳엔 친구의 꿈을 증명하듯

깃털이 돋아나기 시작해요.

친구가 나 등에 깃털이 나기 시작했어…라고 말을 했다면

아마도 믿지 않았겠죠.

우리는 눈으로 본 것만 믿기 때문이에요.

나는 친구가 다른데 한눈팔지 않고 공부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길 바라며

깃털이 자랄 때마다 친구의 깃털을 뽑아줘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가 불편해져요.

남들과 다른 존재는 늘 불편하니까요.

점점 친구를 멀리하던 어느 날 사라진 친구….

나는 친구가 꿈을 이룬 거라 믿기로 해요.

한 명쯤은 자신의 꿈을 이뤄도 좋으니까요.

이번 내용에서는 나의 꿈과 상관없이

오로지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들의 아픔, 고민, 무게가 느껴지더라고요.

이렇듯 각자의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민

그들의 고단함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

색다르게 표현하며 여운을 남겼어요.

우리 아이들의 고단함을 풀어줄 작은 쉼터 같은

어른이 돼야겠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