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닝햄은 쉬운 글과 독특한 그림으로 어린이들만이 가질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 내는 멋진 작가이다. 결혼전 부터 그림책에 관심이 있던 나는 아이가 태어나면 꼭 그의 그림책을 사주고 싶었다. 그의 그림책에는 현실세계와 상상의 세계를 뛰어넘는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다. 어린 주인공들은 현실에서는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이지만 상상 세계에서는 무한한 능력을 지닌 존재로 묘사 된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어린이를 바라보는 성인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유형이 극히 대조적으로 두 유형으로 나누어 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유형은 놀이를 아동기의 필수적이고 자연스러운 요구로 받아 들이는 성인인 “우리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이에 속한다. 이들은 어린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주는 어린이들의 멋진 친구이다.
나머지 다른 유형은 어린이의 놀이가 난잡하고 시간 소모적이며 다소 부도덕한 것이라고 보는 “지각대장 존”의 선생님과 “물밖으로 나와 셜리”의 부모님을 들 수 있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것들을 가르치고 상상의 세계를 부정하는 권위적인 모습의 사람들이다.
결혼후 딸아이가 태어나서 꼭 읽혀주고 싶었던 그의 작품을 맘먹고 사주었다. 비룡소 시리즈가 오던 날 딸아이보다 더 반갑게 택배를 받게 되었고 설레이는 맘으로 그의 책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 우리 딸 아이의 동심의 세계를 나는 얼만큼 이해하며 보듬어 안아줄수 있을까? 그의 작품을 딸아이와 함께 하면서 내 자신에게 자꾸 되뇌이게 되는 질문들.. 그리고 내 자신도 순수한 동심의 영혼으로 돌아가는 느낌으로 오늘도 행복하다..
그의 책이 전 세계의 어린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새삼 느끼면서 그의 그림책에 점점 감염되어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