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그림자도 밟지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선생님이란 존엄하고도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주변의 모습들이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들이 달라지듯 "선생님"이란 존재에 대한 이상형도 조금씩 변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책은,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 닮고싶은 선생님으로서의 이상형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입니다.
갓 학교에 입학한 쥐돌이는,달콤한 초콜렛 우유를 먹는 재미도 연필을 뾰족하게 깍아보는 재미도 그만이지만 무어라 해도"슬링어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과는 비교가 안된답니다.
딱딱한 "차렷!경례"인사 대신, 한 눈을 찡긋 하시며 "얘들아, 안녕?"하는 친근하고도 유머스런 분이며, 차례차례 앞뒤로 줄을 맞춰 아이들을 앉히기 보다는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도록 둥글게 자리를 앉혀 주실 줄도 아는 "아이들 맘을 이해하는"선생님이기 때문이지요.
점점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치달아, 때로는 우리의 아이들이 선생님을 지식전달자로서만 인식하게 되면 어쩌나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무어라해도 선생님의 중요한 역할은 역시 아이들의 바른심성과 인격적 부분을 세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슬링어 선생님은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쥐돌이는 어느날 새로산 선글라스와 손가방,동전을 가지고 학교로 갑니다.
수업시간에 꺼내어 자랑하다가 그만 선생님 눈에 띄고 말지요.
수업이 끝나고 오라며 가져가 버리시자, 그렇게도 좋아하던 선생님을 금새 커다랗고 뚱뚱하게 그림으로 그리는 쥐돌이를 보면서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감돕니다.
실망하고 화가난 꼬마 쥐돌이의 마음이 글귀에서- 재미난 삽화에서-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퉁명스럽게 물건을 받아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길.
"오늘은 힘들어도 내일은 훨씬 좋아질거다"라는 선생님의 쪽지와 과자선물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지요.
다음날도 역시 쥐돌이는 선글라스와 손가방,동전을 가지고 학교로 향하지만, 이젠 수업시간에 꼭 참았다가 쉬는 시간에만 꺼내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게 된 쥐돌이.
선생님은 쥐돌이에게 언성을 높이며 혼을 내지 않는대신, 따뜻한 격려와 위로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신거죠.
"꼭 꼭 선생님이 될거라" 다짐하는 쥐돌이는, 아마도 어른이 되도록 오래오래 슬링어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함께 할 테죠.
이야기 속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책속의 "슬링어 선생님" 같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가진 선생님을 만나 행복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