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정형화된 교육기관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에게는 위험천만한 조롱서이기 때문이다
<지각대장 존>은 한 아이가 지각하는 이유를 선생님께 말하는 것이 주된 컨셉이다. 아이는 학교를 가다 악어와 사자와 그리고 커다란 파도를 만나 지각하게 된다. 아이는 지각할 때 마다 그 이유를 신중하게 선생님께 말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 동네에는 악어도 사자도 파도도 있을 수 없다. 넌 거짓말을 했으니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300번 아니 500번 써라“ 아이는 결국 거짓말쟁이 되어 선생님께 혼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가자 큰 털 복숭이 고릴라가 선생님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한다.
선생님은 도와달라고 하지만 아이는 말한다. ‘이 동네 천장에 커다란 털북숭이 고릴라 따위는 살지 않아요’ 라고 말이다.
존 버닝햄은 기존 세계에 쌓아놓은 어른들의 질서를 교묘하게 흩트려 놓기를 희망한다.
그는 <지각대장 존>에는 지각하는 아이의 진실을 외면하는 선생님을 등장시킨다.
그 선생님이라 사람은 아이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판단을 따라 아이의 개성을 무시한다. 즉 존 버닝햄이 사고하는 ‘선생님’이란 상징은 독특한 상상력을 무시하는 어리석은 인간을 대변하는 것이다.
<지각대장 존>은 그림도 특이하다.
아름다운 색채, 귀여운 캐릭터, 아기자기한 소품, 단정한 선들 대신 그림은 복잡하고 지저분하게 느껴질 만큼 색의 혼용이 혼란스럽다.
그림을 보면 “감춰진 심상”의 탁월한 표현이 돋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책 내용도 풍자적이고 그림도 기괴스러운 이 책이 인기가 있는 비결은
바로 책이 주는 메세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하라는 것,
아이들의 상상력을 막는 정형화된 논리와 사고는 벗어버리라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과 더불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재미있게 읽는 책이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교육방법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하게 하는 교훈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