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습니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지만 정성껏 만든 책이라는 인상과 비룡소에 대한 믿음이 이 책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도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빠져들어서 정신없이,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이야기 중심의 책들은 자칫 문학성을 놓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스토리도 탄탄하고 문학적 감수성도 풍부해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은 어머니들이나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교재가 될 것 같습니다. 꼬마 토끼 조지가 사는 곳의 묘사도 잔잔하게 잘 나타나있고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쓰여서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조지가 사는 곳 근처에 이사 온 큰 집 사람들은 동물들의 걱정과 달리 아주 좋은 사람들이여서 동물들은 안심하며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법’을 터득하면서 살게 됩니다. 인간의 이기심에 상처 받았던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배려하고 그 동물들까지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큰 집 사람들의 모습은 각박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내 것만 챙기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게 넉넉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 잔잔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연못가에 차려진 음식들과 거기에 써 있는 글입니다. "각자 먹을 것, 모두에게 넉넉히"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내가 가꾸고 노력해 얻은 농작물이지만 나 혼자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이런 행동을 가능하게 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감동하는 것은 어떤 행동을 당연하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부터 내 가족, 친구, 이웃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돼야겠습니다.
이 책은 재미와 감동 두 가지 모두를 우리에게 준 고마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