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이가 채 읽지 못한 책들을 잔뜩 쌓아두고도 인터넷으로 새책을 찾는 나에게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뭘 읽어줄까.. 하다가 예전에 아이에게 읽어주었던 이 책을 고른다.
이 이야기를 모르는 성인이 있을까?
대부분의 성인이 한번쯤 어린시절 들어보고, 읽어보았을 라퐁텐우화 – 혹자는 이솝우화로 알고있는 – <팔려가는 당나귀>
30대 중반이 된 지금껏 나름대로 소신껏 살아왔다고 했는데 아이가 태어난 이후 유독 ‘교육’에서 만큼은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처음 아이를 가졌을때, 아이가 태어나면서 한 맹세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아이가 자랄수록 혹시 내 아이가 뒤쳐지지 않을까, 교육기관은 어디가 좋을까, 지금 월령엔 무얼해야하고 앞으로는 무얼해야지..하는 생각들이 내 두뇌에서 24시간 풀가동하는 듯하다. 머릿속에 온통 그런 생각들이 차 있다보니 자연스레 정보에 민감해지고, 정보가 많아질수록 머릿속의 혼란은 점점 커지면서 나는 매일 조금씩 팔랑귀가 되어간다.
한창 책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나의 아들을 위해, 사랑하는 브라이언 와이드스미스라면 이미 지겨울만치 잘 아는 이야기도 시각적으로 즐겁게 볼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팔랑귀를 날리며 갈피를 못잡는 나를 다잡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기꺼이 <팔려가는 당나귀>를 다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