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이제야 발견했다니……’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후회였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내 마음을 가장 끌어당긴 책이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클로디아와 그녀의 알뜰하고 순진한 동생이 미술관으로, 그들의 대담한 가출 사건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 아이들은 어떻게 미술관으로 가출을 시도 할 생각을 했을까? 아이디어가 놀랍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더 놀라워서 존경하고 싶어진다. 자신들이 생활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가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나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징징거리지 않고 자신들의 선택을 꿋꿋하게, 영리하게 지켜나가면서 그 곳에서 공짜로 미술 공부까지 하는 걸 보면서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이 반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밤에 미술관은 얼마나 으스스했을까 상상하니 내가 책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과 같이 미술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아이들과 같이 미술관 안에서 씻고 잠 자고 미술관을 놀이터 삼아 돌아다니고 있다. 읽는 것의 즐거움, 이야기의 매력을 훔뻑 선물해 주는 책이다.
미술관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사상’의 비밀에 대한 증거를 찾다가 프랭크 와일러 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부인이 클로디아가 한 단계 더 성숙하도록 이끄는 존재다. 클로디아의 가출은 단순한 가출이 아니라 눈뜸이다. 세상에 대해, 지적 충격에 대해 눈뜨는 시기가 되는 것이다. 클로디아와 동생이 퍼즐을 맞춰가듯이 하나씩 알아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다.
비밀을 간직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프랭크 와일러 부인을 통해 배웠다. 그것의 크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인해 우리가 설레임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클로디아의 비밀은 혼자만의 비밀이 아니다. 나도 알아버렸으니까..
클로디아는 얼만큼 자라있을까?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