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센닥이라는 이름만 보고 바로 구입한 책이랍니다.
제가 원래 모리스 센닥 팬이거든요. 고풍스런 느낌이 들면서도 세련되고 멋진 그림에 반해서 산 책만 10권이 넘는 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으니 우리말 번역본이 별로 없어서 거의 영어책으로 산 것이지요. 그런 이유로 제가 좋아하는 책을 저희 아이(6세랍니다^^)와 함께 하는 것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었죠. 물론 중간중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힌트를 주어 가며 읽어줬지만 아이가 그렇게 재미있어 하지는 않았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말 번역본이 나오다니! 하면서 바로 사왔더니 반응은 역시나 였답니다.
전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간 밀리에게 일어난 신비로우면서도 어리둥절한 이야기에 쏙 파져들었죠. 산 속을 나온 밀리가 이미 할머니가 된 엄마와 만나는 장면에선 설명이 조금 필요했지만 행복한 만남을 갖고 운명을 같이 한 모녀 이야기가 마음속에 남았나 봅니다. 이 책을 몇 번 읽은 뒤에 저에게 그러더군요. “엄마, 엄마는 할머니 되어도 안죽지?” 하구요. 할머니가 되어 죽는 부분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나 보더군요. 그래서 엄마는 할머니 될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해줬답니다. 그리고 밀리와 엄마는 죽었더도 좋은 곳에 같이 갔으니 행복할 거라고 했답니다.
읽을 때만 재미있고 읽고 난 뒤 아무런 느낌이나 생각이 없는 책보다는 길게 여운이 남는 책에 손이 더 갑니다. 사랑하는 밀리가 겪은 전쟁의 아픔이나 짧은 며칠 같았지만 긴 시간이 흐른 뒤의 엄마와 만남, 죽음 등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엄마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