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아주 잘 들여다 본 책이다. 꼭 우리 아이를 보는 것 같은 릴리의 행동이 너무 귀여웠다.
릴리는 학교를 아주 좋아한다. 자기 책상도 있고 연필 깍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슬링어 선생님도 아주 좋아해서 집에 와서는 선생님 놀이를 하면서 논다. 슬링어 선생님은 아주 멋쟁이다. 맛난 과자도 주고 차렷, 경례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학교에 동전, 선글라스, 보라색 가방을 들고 가서 아이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해진 릴리가 수업 중에 그걸 꺼내다가 선생님께 압수를 당한다. 릴리는 너무 속상해서 선생님을 뚱뚱하고 못생기게 그려버린다. 그 그림이 얼마나 솔직하고 재미있는지 딸애와 함께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선생님이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압수했던 걸 다시 주었는데 그 속에 과자와 편지가 들어있어서 릴리는 자기 잘못을 뉘우친다.
자기 스스로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가 배기도록 하는 벌을 준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잘못했을 떼는 반성하고 다시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는데 좋은 내용이다. 우리 아이도 이걸 읽더니 내 눈치를 슬금슬금 본더니 지난번에 혼난 애길 꺼냈다. 다시 안 그럴거라고 비슬거리면서 말하는 폼이 아주 웃겨서 참느라 혼 났다.
밤에 선생님 그림을 다시 그리고 애기도 쓰고 엄마는 쪽지를 쓰고 과자를 구워서 가져간다. 선생님은 함빡 웃으면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주고 맛있게 먹었다.
릴리와 같은반 아이들의 춤추는 듯한 신이 난 그림들이 경쾌하고 학교 생활이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인지 알려 줄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딸아이가 처음 유치원 갈 때 울며불며 안 가겟다고 해서 애를 먹여서 초등학교 때도 그럴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는데 요즘은 유치원 가는 걸 아주 즐거워하니까 학교도 잘 다니리라 믿는다.
이 책을 읽더니 자기는 슬링어 선생님 같은 남자 선생님보다 지금 유치원 선생님이 더 좋다고 웃는다. 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영향을 받나보다.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선생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들도 자기 잘못은 인정할 줄 아는 똑똑함을 갖추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