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린이 중 이 책을 읽지 않은 아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과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책이다. 지각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고 사는 우리 아이와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제일 첫장과 마지막 장의
“다시는 아어가 나온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또 다시는 장갑을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라고 쓰여진 글자에 관심을 보였다.
“이건 누가 쓴거지? 엄마, 이거 지각대장 존이 쓴거야? 이 책에다가?”
하면서 그 글자를 손으로 쓱쓱 지워보려고 해서 재미있었다. 아마 선생님이 반성문을 그렇게나 많이 쓰라고 한 것에 충격을 받았나보다.
딸아이는 선생님이 너무 무섭게 생겼고 존의 말도 믿지 않는다고 나쁜 선생님이라고 씩씩거렸다. 특히 선생님의 뽀족뽀족한 이빨이 무섭다고 존은 얼마나 무서웠겠냐고 진지하게 말하는 폼이 귀여웠다.
나중에 선생님이 고릴라에게 잡혀 천장에 매달려 있는 걸 보더니 깔깔 웃었다. 그 전까지는 인상 팍쓰고 열심히, 죠용히 읽기만 하더니…
나도 마지막 부분이 참 통쾌했다.
고릴라에게 붙잡혀서 천장에 매달려 있는 선생님이 나 좀 구해달라니까 존은
“우리 동네 천장에는 고릴라가 없어요”
하는데 정망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아이들 말을 좀 믿어주지. 그렇게 윽박지르고 몆 백자씩 반성문 쓰기 시키지 말고. 그랬다면 고릴라에게 잡히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수구에서 악어가 나오고 덤불에서 사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는데 파도가 덤치고…작가의 상상력에 모두 즐겁게 웃을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에 고릴라가 등장하는 반전은 어찌나 기가막힌지..정말 작가란 대단하다.
그림도 재미있고 글도 톡톡 튀는 재미있는 책이다. 선생님이 길길이 뛰는 모습이나 뾰족보족한 이가 튀어나올 때는 진짜 웃겼다. 선생님이 아니라 개그맨 같았다. 매일 학교에 가는 존은 얼마나 작고 외로워보였는지..다른 선생님을 만나서 어깨 펴고 씩씩하게 학교 가는 존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