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꽃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여자가 표지인 책, 차이니즈 신데렐라. 신데렐라처럼 계모의 구박을 받고 자란 사람의 이야기일까 궁금해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짐작과 맞는 부분은 앞부분이고 뒷부분은 신데렐라 이야기와 다르다. 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하면서 신분이 상승하고 고생 끝, 행복 시작 이지만 차이니즈 신데렐라는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능력으로 세상 속에서 승리한다. 그래서 더 값지고 진실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은 실존 인물이 자신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덤덤하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얘기하고 있다. 다시 돌아보기조차 힘들었을 시절을 돌아보는 것이 작가에게는 아픔으로 다가왔을텐데 끝까지 거리감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길안내를 해서 그게 더 가시처럼 느껴졌다.
애덜라인 옌 마의 친어머니는 그녀를 낳다가 죽었다. 예쁘고 세련되고 젊은 계모가 들어와서 동생을 둘 낳는다. 계모가 들어오기 전에도 가족들은 그녀를 따돌렸다. 친형제들조차 그렇게 행동하는게 참 분통이 터졌다. 아마 그녀를 낳다가 자신들의 엄마가 죽어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어린 예 마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나마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가 있어서 그녀의방패가 되어 주었는데 그들마저 세상을 뜨자 계모는 본격적으로 그녀를 구박한다. 왜 그렇게 그녀를 미워했는지 참 이해하기 힘들다. 자기가 낳은 자식하고 편애하는 거야 어느 정도 수긍을 한다고 해도 도가 지나치게 구는 행동에는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특히, 친구들을 집에 데려왔다는 이유로 기숙학교에 보내 버리고 모두들 전쟁을 피해 도망가는데 거꾸로 그녀를 반대 방향의학교에 넣은 것은 인간 이하의 행동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리고 돈이 많은 집이면서도 그녀에게 변변한 속옷도 사주지 않아 수치감을 준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짓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옌 마는 총명해서 공부를 잘 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마 그녀가 공부를 못 하는 아이였다면 그대로 인생이 허망하게 끝났을 것이다. 글도 잘 써서 큰 상을 타게 되고 그걸 계기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영국으로 갈 수 있었고 의사가 될 수 있었다.
계모도 너무하지만 그 아버지도 대단하다. 자기 친딸을 그렇게 무심하게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요즘 TV에 불량 아빠가 나오던데 옌 마의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낳기만 한다고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만 하면 덜컥 아이를 나을 게 아니라 진지하게 부부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가정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고민을 해야한다. 우리는 너무 준비없이,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된다. 부부의, 부모의, 자식의 도리와 책임, 의무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도덕 시간에 졸앗다면 할 수 없다. 사회에서, 세상에서 비싼 수업료를 내고 다시 배우는 수 밖에..
제대로 된 어른이 많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자기 능력을 키루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