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바탕에 빨강 주전자,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11월 1일 | 정가 11,000원

노랑 바탕에 빨강 주전자, 푸른 색이 들어간 찻잔과 설탕 그릇 사이에 귀여운 인형처럼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 호호 아줌마다.

호호 아줌마는 어느 날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찻숟가락만하게 작아져 있었는데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이 아줌마는 기절하지도 절망하지도 않고 씩씩하게 생활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얼마나 이 이야기가 즐겁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지 않을 수 없다. 호호 아줌마가 작아진 몸으로 하는 여러 가지 사건이 아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작아진 아줌마에게 집안 일은 벅차 보이는데 아줌마는 쥐, 고양이, 개에게 말을 하면서 같이 즐겁게 집안 일을 말끔하게 해치워 버린다. 특히 아줌마의 작은 몸으로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음식 만들기는 어떻게 하려나 했더니 주방 기구들이 아줌마 말에 따라 저절로 움직여서 요리를 해낸다. 이쯤되면 몸이 작아지기는 했지만 완전 요술쟁이다. 척척 박사 요술쟁이인 아줌마가 은근히 부러워지기까지 하다.

크리스마스에 이웃에 사는 한나라는 아이와 만나게 되고 그 아이와 소꿉장난 하듯이 주스를 골무에 따라 마시고 비스켓을 작게 잘라 먹는 부분은 아기자기하고 너무 귀여웠다. 바자회에 보낼 생강빵을 태워버려서 아줌마가 자동 인형인 척을 하는 부분도 아주 재미있다. 평소에는 착하고 인정 많은 아줌마지만 화가 나면 꼭 벌을 주는 면도 있어서 바자회에서 호호 아줌마를 모욕한 다른 부인들이 만들어 온 케잌이나 찻잔을 다 깨트리게 만들어 바자회가 엉망이 된다. 대담하고 용감한 아줌마다. 저렇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거다.

호호 아줌마의 긍정적이고 늘 밝은 모습을 배우고 싶다. 낙천적이고 여유있게 살면 좋을텐데 우리는 뭐에 그렇게 쫓기듯 종종거리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배경이 한가롭게 보이는 시골이라서 더 자연속의 삶이 그립다. 까마귀에게 잡혀 날아가는 아줌마의 모습 아래로 보이는 낮은 집과 긴 울타리가 쳐진 길이 그려진 그림이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