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는데 말은 미소를 짓지 못한다고 한다. 그건 미소가 아니라 아파서 짓는 표정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된 이야기다.
작은 시골 학교의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말을 사서 아이들과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전부 이 일에는 무관심하고 정부에서 도움을 얻기도 힘들어서 선생님의 돈과 아이들의 저금통까지 깨서 말 한 마리를 사온다. 그 날 아이들의 표정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그 말이 바로 ‘비르 아켕’이다. 사막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말인데 아이들은 이 말을 보자마자 무한한 애정과 기대를 갖게 된다. 그게 아이들이고 선생님이 말을 사려고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을 것 같다.
그런데 마을로 돌아 와서 비르 아켕이 갑자기 쓰러져 버리고 아이들은 걱정한다. 수의사가 와서 비르 아켕이 죽을 거라고 안락사 시키자고 하지만 아이들과 선생님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한다. 수의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수술을 결심하고 수술은 성공해서 비르 아켕은 혼자 힘으로 일어서게 된다. 아이들이 일어나라고 응원을 보냈기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믿고 싶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아이들의 소리없는 간절한 응원의 눈빛을 느꼈을 거다.
병이 든 말을 판 백작을 향해 수의사는 파렴치하다고 했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 그것도 사는 사람이 어린 아이들인데…너무 심하다.
비교적 짧은 이야기지만 생각꺼리를 담고 있어서 좋다. 아이들이 모를 법한 낱말은 밑에 뜻까지 달아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안락사가 뭔지 질문할 것 같다. 아이들과 안락사나 병든 말을 파는 도덕적이지 못한 거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여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