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피터팬 생각이 나서 읽었는데 피터팬같은 환타지 문학은 아니지만 모험과 용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주인공 장은 9살이고 별명이 울겅울겅이다. 프랑스 소년인데 프랑스 왕에게 충성하는 해적이 되는 게 꿈인 아이다. 아이들과 전쟁 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자 친구인 투와네트를 두고 진짜 해적이 되서 ‘바다의 파수꾼’이라는 배를 타고 영국인들을 무찌르러 가게 된다. 해적이 되는 것이 꿈이였으니까 장은 날아갈 것 처럼 기뻤을 것이다. 나도 어릴 때는 해적이 되서 여러 나라를 다니고 멋진 모험을 하면 얼마나 근사할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가 시켜줘도 싫다. 이젠 어른이 되어서 그럴까? 배멀미 나서 엄청 고생할 것 같아서 상상만 해도 싫다. 슬픈 일이다. 이제 나는 떠남 보다는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는 아줌마인 것이다.
장의 약혼자 투와네트는 8살이고 생쥐 세 마리를 키우는 아이인데 부모가 없다. 투와네트는 장이 떠나기 전 날 자신이 영국인이라고 말하면서 생쥐 한 마리와 은팔찌 반 쪽을 준다. 쪼끄만 아이들이 약혼자라고 하고 진짜 대단히 큰 아이들처럼 심각하게 이별하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자기들은 얼마나 심각하고 슬픈지 모르지만 내가 볼 때는 애어른같다.
‘바다의 파수꾼’을 타고 바다로 나가서 10살이 됐을 때 영국 국왕의 배와 만나게 되고 전투에서 져서 국왕의 배에 옮겨탄다. 그런데 여기서 투와네트가 생쥐를 부를 때 그랬듯이 생쥐에게 ‘컴 위드 미’라고 말했다가 국왕 앞에까지 가게 된다. 장은 투와네트를 왕 앞에 데리고 가고 ‘바다의 파수꾼’ 선원모두와 장의 아빠까지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더 좋은 일은 프랑스와 영국이 평화 협정을 맺은 것이다.
투와네트는 자기의 진짜 이름, 리즈베스로 불리면서 영국에서 행복하게 살았겠지? 이따금 프랑스에서 살던 때를 기억했을까 궁금하다. 장은 어떤 사나이로 자랐을까?
상상은 나를 어디로든 데려다 준다.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