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지만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온기를 넣어 주는 그림책이다. 어리기만한 토미가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거나 소흘히 하지 않고 진심으로 할머니를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토미는 일요일마다 할머니 집에 가는데 거기는 증조 할머니도 살고 계신다. 할머니는 일층에, 증조 할머니는 이층 침대에 주로 계신다. 토미가 오면 위층 할머니는 바느질 상자 안의 박하 사탕을 먹으라고 주곤 한다. 어린 토미와 나이가 들어서 작아진 위층 할머니의 몸집은 별 차이가 없어 보여 둘은 사이 좋은 친구처럼 보인다. 할머니는 일흔네 살, 토미는 네 살.
위층 할머니를 의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끈으로 매는 걸 본 토미가 자기도 똑같이 하고 의자에 앉아서 할머니와 박하 사탕을 먹는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런데 어느 날, 위층 할너미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할머니 집으로 가 보니 위층 할머니의 침대가 비워있다. 토미는 슬퍼서 울면서 엄마에게 돌아가시는 게 뭐냐고 묻는다. 엄마는 할머니를 다시 볼 수 없지만 네 마음 속에 있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할머니를 생각하면 언제라도 할머니가 토미한테 올거라고도 말한다. 그날 밤 토미는 별똥별을 본다.
세월이 흘러 토미는 어른이 되었고 아래층 할머니도 돌아가셨다. 그 날도 토미는 별똥별을 본다.
이 책을 읽으니까 큰 딸아이가 친정 엄마랑 한 얘기가 생각난다. 지금보다 어릴 때 얘기다. 큰 딸은 질문이 많은 편이다. 어느 날, 친정 엄마한테 할머니 엄마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 봤다. 친정 엄마는 ” 할머니 엄마는 나이가 많아서 이제 돌아가고 여기에는 없어 ” 라고 말해주었다. 딸아이는 돌아가는 게 뭐냐고 다시 물었고 친정 엄마는 그건 하늘 나라에 가는 거라고 했다. 딸아이는 친정 엄마를 아주 가엾게 보면서 “할머니는 참 안 됐다. 엄마 없이 어떻게 사냐? 나는 엄마 보고 싶어서 못 살거 같은데.. “라고 말했다. 그 소리에 소녀 같은 친정 엄마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펑펑 우셨다.
할머니가 돼서도 그리운 게 혈육 간의 정인가 보다. 나도 엄마가 안 계시다고 상상만 해도 싫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 곁을 떠나시겠지..그 때가 언제 일지 모르니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