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없는 그림책이지만 아이들뿐 아니라 책을 읽는 어른들까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 너무나도 멋진 책입니다. 또한 책을 받고 나서 보니 [이상한 화요일] 이 책은 두 번의 칼데콧 메달상과 두 번의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위즈너>의 첫 번째 칼데콧 수상작이자 수많은 상을 수상한 책이라고 하네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한 번을 받기도 힘들다고 하는 상을 네 번 씩이나…
일반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은 데이비드 위즈너의 가장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그림책을 쓸 수 있겠지만… 매우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어떻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 속으로 끌어내는지 정말 책을 읽으면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책 안에서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자유롭고 유머러스하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우리 아이는 “어떻게 개구리와 두꺼비가 하늘을 날다니… 말도 안 된다.”라고 말하며 깔깔거리고 웃습니다. 제가 작년 우리 아이와 ‘구름 공항’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것이라는 이야기에 구입한 이 책. 글자가 없지만 너무나도 재미있는 이야기에 작가 <데이비드 위스너>를 처음 만난 작품이었지요. 이 책을 통해 <데이비드 위스너>란 작가를 또 다른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책을 주문하고 며칠을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구름 공항’과 ‘이상한 화요일’을 비교한다면 전자는 밝고 명랑한 이야기와 그림이 화면 가득 합니다. 그리고 무척 코믹하지요. 반면에 ‘이상한 화요일’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제목이 암시하듯이 좀 으스스하기도 하고 왠지 무언인가 큰 일이 닥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깁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작가의 탁월한 유머감각을 잊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겉 표지에서 커다란 시계바늘이 아홉시 가까이 가리키고 있지요. 여덟시에 이상한 화요일이 시작되었다면 아홉시에는 그 이상한 현상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겠지요? 책을 넘겨서 첫 페이지의 그림을 연꽃잎을 타고 서서히 공중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이제 책을 더 넘기면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한 밤 중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치 연꽃잎을 구름 삼아 혹은 마법의 양탄자를 탄 것 같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개구리들의 표정은 놀이기구를 신나게 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연상시킵니다.
밤 11시 21분에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아저씨는 창문으로 이상한 현상을 바라보고 깜짝 놀라지요. 새벽 4시 38분 평소에는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힘을 합쳐 무척 무서워 보이는 덩치 큰 개를 혼내주는 등 일상생활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들을 신이 나서 돌아다니는 개구리와 두꺼비들.
마치 그들의 모습은 어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마치 아이들만의 세계에서 아이들이 주인이 되고 무엇이든지 중심이 되어 그들의 모든 끼를 발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이 책 안의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바로 우리 어린이들의 꿈과 소망일까요?
개구리와 두꺼비들의 표정에서 한 밤 중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잘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세심한 감정과 주위 배경을 그린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이 책에는 글이 거의 없지요. “화요일 저녁 8시쯤”, “밤 11시 21분”, “새벽 4시 38분”, “다음 주 화요일 저녁 7시 58분” 이렇게 단 네 문장 뿐. 앞의 세 문장은 또한 시간의 흐름을 알릴 뿐 입니다.
하지만 글이 없어도 그림을 보고 충분히 진행되는 멋진 상상의 이야기는 오히려 아이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 시키는 것 같아요. 특히 글이 없는 그림책을 많이 읽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소리 내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각 장면 장면마다 그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인 저는 무척 뿌듯함을 느낀답니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이해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지요. 글자 없는 그림책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입니다. 그 특권으로 아이들은 멋진 상상력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동이 틀 무렵 마법은 풀리고 개구리와 두꺼비들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연못에 앉아 있지요. 그리고 이제 환상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온 현실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지요. 하지만 도로 위에 널려 있는 연꽃잎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답니다. 과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하지만 역시 마법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7시 58분”
8시도 아닌 7시 78분이라는 것에서 작가의 재치가 들어나는 것 같아요. 지난번에 일어난 이상한 화요일이 8시라면 다음 주 화요일 8시 2분전에는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상한 화요일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