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꿈으로 이끄는 상상, 구름 나라.
구름은 언제나 아이들이 꿈꾸는 상상의 세계이자, 한번 만져봤으면 하는 동경의 대상이다.
누구나 아이였을 때는 그랬는데….. 어른이 되면서 현실감각이 키워지고,상상을 꿈꾸는 일은 줄어들지만 아이나 어른이거나 할 것 없이, 상상은 행복한 꿈으로 이끄는 길이다.
존버닝햄의 구름 나라는 상상을 현실로 끌어 들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엄마,아빠를 따라 산에 오른 앨버트.
어른들은 정상 오르고,내려가는게 목적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산을 오르다가 만나는 다람쥐에게도 말을 걸고, 새로 발견한 꽃이름도 알고 싶어하고,
하다못해 발부리에 걸리는 돌멩이라도 한번 걷어차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는 구름.
앨버트가 발을 헛디뎌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은 어른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지만
구름 나라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살아나는 장면을 보는 아이들은’나도 저렇게 한번 떨어져 봤으면’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그래서 구름 나라 아이들도 만나보고, 구름침대에도 누워 보고 싶어하겠지.
더구나 구름 위에서 뛰어내리기 놀이는 얼마나 재미 있을까?
가벼운 깃털처럼 되어, 푹신한 구름위에 뛰어 내리기는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구름 나라 친구들의 도움으로 구름 나라에서 살게 된 앨버트.
천둥 번개가 치면 거기에 맞춰 친구들과 한바탕 시끄럽게 놀기도 하고,
비가 오면 수영을 하고,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뜨면 잠잘 시간이 될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바람 부는 날에는 달리기 시합을 하고,
비행기가 남기고 작은 구름 길을 따라 걸어가 보기도 한다.
그동안 집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으니 얼마나 신나고 좋을까?
하지만 앨버트는 구름 나라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다가도
자꾸 혼자만 뒤쳐지게 경험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런 경험은 엄마, 아빠를 떠나 혼자 있는 앨버트의 불안한 마음을 나타내는 있는 듯 하다.
앨버트는 구름 나라라는 미지의 세계에 와 있는 게 신나고 좋기도 하지만,
아직은 혼자 설수 없는 어린 아이기에 불안하고 두려워 엄마 아빠가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한다. 구름 나라에서 자기가 살던 집으로 다시 보내 달라고 한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고 여왕님은 말하지만 앨버트는 그래도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앨버트의 마음을 가엽게 여긴 여왕님이 바람과 연락을 해 앨버트가 살던 집으로 데려다 줄 수 있게 해준다. 드디어 구름 나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달 사람까지 초대해 근사한 파티를 열고, 여왕님이 주문을 거꾸로 외자 앨버트는 자기방의 작은 침대에서 눈을 뜨게 된다.
아, 다행이다. 평화롭고 안정감을 주는 엄마 아빠한테로 다시 돌아온 앨버트.
그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앨버트는 가끔씩 구름 나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왕님의 주문만 알 수 있다면 구름 나라에 잠깐 다녀 올 수 있을텐데…….
이러저런 주문을 중얼거려 보지만 딱 맞는 바로 그 주문이 생각나지 않는 앨버트를 보면서
아이들은 마치 자기일인 것처럼 안타까워 한다.
주문만 외우면 갈 수 있는데 싶어, 구름 나라 친구들과 여왕님이 주문을 외웠던 그 장면을 다시 들쳐보지만 거기에도 정확한 답이 없으니 너무나 아쉽다.
아,정말 잘 썼구나. 아이들의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읽어 낼까?
‘역시 존 버닝햄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