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지은 동화-
아이들이 함께 놀고 있는 놀이방 구석진곳에 아이들과 놀지못하고 외롭게 있는 인형들은 가만히 기다린다.
‘잠시후면 나를 가지고 놀 아이가 있을 거야.’
아무도 없다. 외롭고 비참하고 더러워진 인형 근처에는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인형은 방긋웃으며 기다린다.
‘조그만, 조금만 기다리자. 언젠가는 날 집어갈거야.’
그렇게 인형들은 불구덩이속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조차도
‘후훗, 누가 얼른 나를 가지고 놀려고 할거야.’
하면서 방긋 웃는다. 살아있지도 않다고. 마음도 없다고. 그래서 인형을 무지비하게 대한다. 알고보면 인형도 살아있는 존재다. 그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 것 뿐일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하얀 밸벳 토끼 인형은 어느 아이에게 진짜토끼라고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아 진짜 토끼가 된다. 인형들도 가끔 말이 안 되는 상상을 할 까? 자기가 진짜로 살아있는 것이 되는 둥 말이다.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다. 인형으로서의 생활이 매우 불편하고, 심심할테니깐 말이다. 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래서 난 그들의 심정을 말해주는 동화 한편이 내 마음속에서 흘러나오게 되었다.
내가 지은 동화 –
“모두 조용, 지금부터 한 시간동안 자유로이 놀도록 해드릴게요.”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 모두 환호한다. 그 틈에는 렉스(임의로 붙인 동화책 주인공이름)도 끼어있었다. 렉스는 자유시간동안 인형 해부놀이를 할 것이다. 조각칼을 이용해서 선생님 몰래 인형을 야금야금 파보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렉스의 주머니속에는 벌써 주머니칼이 칼을 갈고 있다. 운이 나쁘게도, 렉스의 첫 표적은 사자인형이 되었다. 어차피 그 인형은 매우 오래되어서 아이들에게서 관심도 없는 인형. 이런 인형 하나 파냈다고 신경은 안 쓸거다. 렉스는 미리 놀이방 한쪽 구석을 자리잡았다. 그곳에서 선생님이 안볼 때 몰래 해부를 해본다. 톱밥, 실로 엉켜있다. 진짜 사자도 이럴까? 갑자기 렉스는 궁금해진다. 그때, 뒤에서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려온다.
“꺄아악! 선생님! 렉스가 저 사자인형을 칼로 찢어놨어요!”
그 길로 선생님들이 달려왔고, 나는 놀이방 기구 파손죄로 손을 들고 서있게 되었다. 칫, 정말 밉다. 그 까짓 인기없는 인형 하나 없앴다고 이래도 되는 건감? 자기를 이른 여자아이도 매우 밉게 느껴졌다. 그 때 자유시간이 끝날 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가 올거다. 너는 여기서 반성하고 있으렴. 인형을 없애는 것은 매우 큰 죄야. 너의 잘못 알지? 그럼 스스로 반성좀 하려무나.”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금방 나가버리신다. 쳇, 매정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해놓고 가냐. 그 때, 갑자기 방 한쪽에 있던 장난감 상자에서 태엽달린 장난감 쥐가 찍찍찍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난 마저 못돌린 태엽을 돌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지만 그것은 곧 나를 놀라게 한다. 말을 하는 것이다.
“이런 나쁜놈! 네가 우리를 거의 일 년 내내 괴롭혀지! 나는 저번에 너한테서 태엽을 뽑힐 뻔한적이 있어. 그리고 산채로 해부되어 내 몸이 골고루 니 눈한테 살펴보게 될 뻔했다구!”
어유, 이 나쁜 쥐가 꽥꽥 소리질러댄다. 그런데 그러면서 쥐의 모습이 점점 커지는 것이 아닌가? 급기야 그 태엽쥐는 렉스몸의 두배만큼 커져버렸다. 장난감 상자에서 나머지 상자도 나오기 시작한다. 장난감 병정, 말인형, 토끼인형, 바비인형등 다양하다. 그들은 이렇게 합창한다.
“네가 우리를 죽일려고 했지!”
그러면서 인형들 모두 몸집이 태엽쥐만큼 커진다. 입구, 입구! 렉스는 열심히 나갈곳을 찾지만 방문은 꼭꼭 잠겨있고 하나 있는 창문은 너무 높다. 결국 렉스는 구석에 몰려서 계속 이 소리를 들었다. 렉스는 너무 괴로워서 귀를 꼭꼭막고 이렇게 소리쳤다.
“제발, 미안해! 미안해! 앞으로 안그럴께! 그러니까 제발, 살려줘.., 으아아앙!”
그런데, 렉스가 막상 일어나보니 방안이였다. 장난감은 그대로 있다. 그 때 선생님이 얼굴을 빼꼼히 밀고 말씀하셨다.
“우리 렉스, 충분히 반성했니? 우리 렉스가 혼자서 갖혀있으니깐 위로해 주려고 빵사왔단다. 앞으로는 장난치면 안 돼. 알았지?”
렉스는 그 말이 군대에서 고참이 하는 말처럼 귀에다 꼿꼿이 박혔다. 그 이후로, 렉스는 주머니칼따위는 갖고다니지 않았다. 대신에 인형 꾸미기 용품을 가지고 다니면서 인형을 잘 보살펴 주었다.
The end-
오봉초 4학년 최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