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는 걱정이 너무나 많은

연령 4~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8월 30일 | 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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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는 걱정이 너무나 많은 아이다. 모자 때문에, 신발 때문에, 구름 때문에, 심지어는 비가 와서 자신의 침대가 넘치지 않을까? 커다란 새가 자신을 물고 가지 않을까 온갖 걱정을 한다. 엄마도 아빠도 빌리를 위로하시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빌리의 걱정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단다. 다 네 상상일뿐이야”라고 아빠가 말해도, “걱정마라, 아가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엄마 아빠가 널 지켜줄거야”라고 엄마가 다짐해도 여전히 빌리는 걱정이 많았다. 급기야 할머니집에 가서 잘 때도 빌리는 걱정이 너무 많아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엄마와 아빠랑은 다른 처방을 내려주신다. “참 재미있는 상상이로구나. 그건 네가 바보 같아서 그런 게 아니란다. 아가야. 나도 너만 했을 때는 너처럼 걱정을 많이 했지. 마침 네게 줄 것이 있구나.” 할머니의 말씀은 어느 교육심리학자 못지않은 대단한 말씀이다. 아이의 상상을 인정해주고(아빠처럼 묵살하지도 않고), 또 그 상상은 재미있다고 북돋워주며 결코 바보가 아니란 것을 말해준다. 사실 아이는 자신이 이런 걱정을 달고 살기에 바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빠의 말처럼 단지 상상이고 일어날 수 없는 일 때문에 걱정을 달고 사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걱정마저도 할머니는 일격에 없애버리신다. 또 위로도 해주신다. 엄마처럼 ”너를 지켜줄게“가 아닌, 그래서 계속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존재라는 나약한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너만 했을때는 그랬단다“하면서 인정해주고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할머니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대단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너무나 재미있는 제안을 하신다. 걱정인형을 주시며, 그 인형에다 걱정거리를 하나씩 말한 다음 자라고 말이다. 빌리는 그대로 했고, 너무나 편안하게 잠을 잤다. 그러나 또 걱정거리가 생겼다. 걱정인형들이 몇 개 안되는데, 어떻게 그 많은 걱정을 다 들을 수 있겠는가. 걱정인형이 너무 불쌍해서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빌리는 이제 성숙했다. 걱정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빌리는 걱정인형들을 만들었다. 하루종일 말이다. 너무 어려운 일이어서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고, 다시 처음부터 해야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빌리는 걱정하지 않았다. 흔쾌히, 잘 참으면서 걱정인형들을 만들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걱정인형들의 걱정을 나눠 가질 수 잇도록 아주 많이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빌리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모두 다 나눠가졌으니까..
잠들지 못하는 빌리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 걱정이 가득한 모습은 흑백의 모노톤으로 처리되어서, 아이의 우울한 얼굴과 함께 그림도 그런 아이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반면 걱정거리를 다 맡긴 아이의 얼굴은 너무나 평온하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노랑과 주황의 색깔 속에서 아이의 편안한 잠은 아이의 평온한 얼굴과 더불어 따뜻하게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서 주는 느낌인 것 같다. 그림과 글이 너무나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 그래서 그림이 없으면 밋밋한 느낌!
우리 아이도 좀 걱정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나는 엄마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아이의 상상을 제한하거나 묵살하거나 일방적인 도움을 주려고만 했지, 할머니처럼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지는 못한 것 같다. 언제쯤 나도 엄마로서 철이 들까?

  1. 유믹쓰
    2020.11.24 1:27 오후

    대박…..또 감동받고갑니다…
    인정,공감,지지,격려,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