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똥꼬에게!!
제목이 참 친근하죠??
배시시 웃음도 나면서 절대 잊혀지지 않는 제목에 제가 더 관심이 가더군요
책을 보면 아이도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구요
아이가 책을 받아 보더니 “이것도 황금 도깨비상 받은 책이네” 하더군요
어처구니 이야기를 정말 재밌게 봤던터라 황금 도깨비상을 잊지 않고 있었던거지요
혼자서 책을 읽더니 ” 아~~ 재밌다” 하더군요
동생이 졸린지 방으로 들어가자 형아도 따라 들어가는가 싶더니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살짝 보니 형아가 책을 읽어 주고 있더군요
동생 자기전에 들으라고…
작은 녀석이 두돌이 안된지라 아직도 인지 단계입니다
형아가 들려 주는 책 내용에 자려던 아이가 벌떡 일어나 앉아서 책을 들여다 보더군요
자신이 아는 신체 부위가 나오니 귀가 솔깃 했겠지요!!
그 날 이후 입이 똥꼬에게는 작은 아이의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형아가 책 한번 더 보려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책을 뺏어 들고 자기 앞에 놓고 보더라구요..ㅋㅋ
앞 표지에 붙은 황금 도깨비상 스티커를 보고 “퍼~ 퍼~” 입으로 부는 시늉을 합니다
형아가 가지고 노는 딱지랍니다
녀석 눈에는 동그란 모양이 딱지처럼 보였나 봅니다
응가 모양을 보며 엉덩이에 손을 갖다 대고 “끙~끙” 힘을 줍니다
본문에 나오는 응가 모양을 보더니 표지에 있는 모양과 똑같다며 볼때마다 앞표지로 되돌아 가구요..
입이 생일 촛불을 끄는 그림에서는 손뼉을 치며 후~~하고 입을 오무려 바람을 내보냅니다
나름대로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는거지요
그런데!!
아이가 보는 시선은 글을 읽으며 보는 어른의 시선과는 또 다르네요
글을 모르니 그림이 먼저 보이는..탐색하는 아이들만의 특징이겠지요?
이(치아) 부분의 그림은 하트 모양이라며 자신도 손을 머리에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구요
눈 부분의 눈동자를 보면서는 “부릉~부릉~” 합니다
눈동자가 자동차 바퀴인줄 알더라구요
빗살 무늬가 그렇게 보이나 봐요
그리고 귀는 나비랍니다
두돌 아이의 시선으로 재해석 되어버린 입이 똥꼬에게…
아이들 재우고 저도 꼼꼼히 들여다 봤습니다
큰아이 말처럼 어른인 저도 재밌더라구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본문 내용보다도 작가 “박경효”님이 남기신 글입니다
한몸 같은 우리 가족, 우리 사회, 우리 지구에서 입은 누구고 똥꼬는 누굴까 생각했지요
이 글을 보고나니 제 머리도 우주에 던져진 듯 복잡하더라구요
나 자신도 입이 되려고 허덕이고 사는건 아닌지!
다른 사람을 똥꼬라 여기며 곁눈질로 흘겨보진 않았는지!
입처럼 주변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려 애쓴건 아닌지!
입처럼 절제를 모르고 지나친 욕심을 낸적은 없는지!
누군가 나를 비난할때 발끈하지 않고 똥꼬처럼 웃어 넘길만큼의 아량은 있는지!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뱅뱅 돌더군요
언제나 경쟁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들에게 이 책을 통해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보라는 작가님의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타인을 배려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보라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권장 연령을 4~7세가 아니라 대한민국 온국민 전체가로 바꿔 주세용~~~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