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에게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한 책입니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기다란 흰 수염을 만지작 거리길 좋아했던게 생각이 나더니 할아버지가 제게 이야기해준 옛날이야기들이며….이제껏 정말 제 기억속에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추억들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와 정말 오래전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지게 한 책입니다
빛바랜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입가에 조금은 미소도 떠올랐구요~
이 책은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하다못해….”…”라고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라는 말도 없습니다
모두 대화체로만 되어져 있답니다
또한 그 대화란게 얼마나 간략하게 표현되어져 있는지 그림도 함께 읽어야할 책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작가는 내용뿐만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도 깊이있게 전합니다
‘벌레들도 하늘나라에 가나요?’
첫 페이지에 나온 손녀의 이 말은
맨 마지막에 보이는 할아버지의 빈의자를 보며 다시금 떠오르게 합니다
제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할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가셨나봐’
할아버지가 놀아주지 못했을 때 탁자위에 놓인 체온계와 약병들을 보았기 때문일까요
빈의자를 보고 느낀 아이의 말에선 아직 죽음을 느끼지 못합니다
전 그대로 내버려뒀습니다
언젠간 알게 되겠지요….좀 더 자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할아버지도 아기였던 때가 있어요?’
손녀의 또 다른 질문이지만 이 질문은 또 내 아이가 내게도 물어보게 만들었던 질문이랍니다
‘엄마….엄마도 아기였던 때가 있었어?’
새삼 나의 어렸을 적이 떠오르더니 …할아버지와의 추억들이 떠오르게 했던 아이의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제 아이는 아직 할아버지가 살아계십니다
그런 제 아이에게 할아버지와 많은 추억거리를 갖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언젠가는 모두들 그들만의 빈의자를 남기게 될테니까요
그 전에 제아이에게도 이렇듯 기억한편 속에 숨겨둔 추억들이 많아지길 바래봅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유모차를 혼자서 끌고가는 손녀의 모습은… 그래서 그렇게 많이 슬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 손녀의 마음속엔 할아버지와의 추억들이 가득차 있을거니까요
자라면서 조금씩 줄어들테지만 언젠간 저처럼 잊었나싶어도 떠오를 빛바랜 추억들은 남게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