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에게 독서 기록장을 쓰게 하면 꼭 한번씩 큰소리가
나곤 합니다.
10분쯤 걸려 써가지고 온 내용을 읽어보면 5,6줄 겨우 채워놓은 글에
내용은 천편일률적인 “재미있었다,감동적이었다.”로 마무리한 것이
전혀 성의가 없어 보이기때문이지요.
처음 한두번은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적은 것이니 자꾸 지적을 하면
안되겠다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엔 화가 나서 “다시 써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이 아이가 글쓰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한번도 그런 수업을 받아본 적도 없고 그냥 책 읽고 느낌을 적으라고
공책만 앞에다 들이 밀었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글쓰기 지도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라면 자신있는 주혜와 언니와는 달리 도무지 글재주라곤 없는 동생 은혜,
만화만 좋아하고 책은 도통 읽지않는 창대는 임사라 선생님과 함께
[글쓰기 탐정단]이 되어 올바른 글쓰기 방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매주 한편 명탐정 셜록홈즈 이야기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한가지씩
주제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설명하십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셜록홈즈의 [빨간머리연맹]을 읽고 논리적 빈틈을 찾아 토론해보면서
책이나 글을 읽을때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근거와 추론을 하는 사고력을 기르는
훈련을 합니다.
또, 반론쓰기나 탄원서/고발장 쓰기 훈련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근거와 논리를
갖춘 글쓰기와 책을 꼼꼼히 읽고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정리하는 연습,중요한 내용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구별하는 요령을 습득하도록 하네요.
특히. 세 아이가 각각 쓴 글의 내용을 함께 읽어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잘된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이야기해보는 부분은 다른사람의 글을 통해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활용할수있는
눈을 키워주며 저같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글을 첨삭지도할때 참고하면 좋을내용이었습니다.
보통 독서 감상문을 쓸때는 책 한권의 줄거리와 감상 정도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짝짓기 독서를 통해 비슷한 주제와 소재를 가진 책을 함께 읽고 비교,분석하여
보다 폭넓고 깊이있는 풍부한 글을 쓰는 것이 좋다는 내용은 그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라 앞으로 아이에게 독서지도를 할때 큰 도움이 될듯합니다.
짝짓기 독서를 한다면 아마 글쓰기 실력뿐만 아니라 생각의 깊이도 훨씬 깊어지고 책 내용에
대한 이해도도 훨씬 높아질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좋은 점을 3개 찾고 3일동안 숙고한 후 1가지 흠을 지적할 자격이 생긴다는
3-3-1 법칙도 무척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었구요.
이렇게 선생님과 8번째 수업을 마친후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은 몰라보게 좋아진 것을
알수있었어요. 우리 아이도 이렇게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했다면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게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책에서 읽은 내용을 기억하여 앞으로 아이의 독서지도를 할때 꼭 한번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도 글쓰기 탐정단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글쓰기를 할수있도록 열심히 지원해
주어야겠어요.
임사라 선생님의 마지막 숙제인 [루팡처럼 부자의 돈을 훔친 도둑도 도둑인가?]라는
주제로 아이가 글을 쓰게 되면 선생님의 메일로 꼭 한번 보내보고 싶네요.
이젠 독서 기록장 쓸때 우리집에선 화난 큰소리 대신 웃음소리가 나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