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봐도 웃음이 나는 책. 언제나 초 신타의 책은 기대보다 더 좋은 내용과 그림을 보여준다. 이 책은 주인공의 머리가 양배추 모양이다. 주방에서 늘 보는 그 양배추 말이다. 약간은 엽기적인 모습의 양배추 소년이다. 길을 다가다 소년을 본 돼지는 안그래도 배가 고픈데 먹이가 자신에게로 걸어온것이다. 소년과 돼지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내용도 재미가 있지만 배경은 시원하게 구성이 되어있고 그 곳에 두 주인공이 작게 위치하여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돼지는 양배추를 먹고 싶지만 양배추 소년은 자신을 먹으면 돼지의 코가 양배추로 변한다고 한다. 돼지는 깜짝 놀란다. 그러면 다른 동물들이 양배추를 먹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본다. 사자가 먹으면 머리와 꼬리가 양배추로 변하고 코끼리가 먹으면 코가 양배추로 변한다고 한다. 벼룩이 양배추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고래가 먹으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고래의 큰 몸이 전부 양배추로 변한다고 얘기한다. 양배추가 냄새가 바람에 솔솔 풍기자 돼지는 배가 고파 너무 힘들어하자 소년은 돼지에게 먹을 것을 사주기 위해 가게로 데리고 간다.
너무 심각한 것을 요구하지 않고 상상력의 힘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소년의 뻔뻔스러운 거짓말과 돼지의 순박함들이 잘 어우러져 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소년은 그래도 돼지에 대해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고 나중에 가게에 함께 가는 모습에 슬며시 미소도 지어진다. 잔잔한 풍경을 감상하며 깨소금같은 재미있는 얘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어서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