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린 것 같은 수채화 느낌이다. 담백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주인공 아저씨는 뚱하고 얌체같고 뭣도 모르는 외곬수 표정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아저씨에게는 좋은 우산이 있다. 아저씨는 그 우산을 날마다 가지고 다닌다. 비가 올때도 우산이 젖을까봐 우산을 피지 않는다. 우산이 비 맞을까봐 우산을 감싸고 잽싸게 뛰고 너무 많이 올때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달라고 할 정도이다. 그냥 이기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하나만 알기에 비난하기도 미안한 아저씨의 안타까운 성격.
아저씨가 어느 날 비가 톡톡 떨어질 때 여전히 우산을 씌지 않은 체로 벤치에 앉아있다. 한 소년이 아저씨에게 우산을 씌워달라고 한다. 하지만 아저씨는 시치미를 떼고 모른척을 한다. 이 모습을 보고 소년의 친구가 우산을 씌워준다. 아이들은 우산을 함께 씌고 가면서 “비가 오면 퐁포로롱 , 비가 오면 핏짱짱 ”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정답게 걸어간다. 아저씨는 이 모습을 보고 노래가 재미있다고 느낀다. 아저씨는 비오는 날 우산을 씌고 걸어가면 저런 소리가 날까 궁금해하며 결국은 아끼던 우산을 펼치게 된다.
비가 오던날 아저씨는 우산에 퐁포로롱하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장화를 신은 사람들에게서 핏짱짱하고 소리가 난다는 걸 발견하고 기뻐한다. 우산을 아껴서 얻는 기쁨만을 알았지 우산을 썼을 때 경험하게 되는 기쁨은 몰랐던 것이다. 아저씨는 너무나 행복하다. 이제는 젖은 우산을 보며 비오는 날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린다. 아저씨는 또다른 인생의 기쁨을 알게된 것이다.
얌체같은 아저씨. 답답한 아저씨. 처음에 이 그림책을 봤을 때 맨 처음에는 아저씨의 표정에서 웃음이 나왔고 아저씨의 행동을 봤을 때는 헛웃음이 나왔다. 아저씨가 비정상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저씨는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남들이 뭐라하든 신념을 지켰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가르쳐준 또다른 아름다운 세상을 아저씨도 놓치지 않고 받아들였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가 마지막에 우산을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 속에서도 행복감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