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 책은 어떻게 봐야하는 거야? 이야기도 없고 무엇을 보고 어떻게 봐야하는거야? 어른이 되어서 본 나는 꼼꼼히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안노 미쓰마사의 책을 볼까?
거꾸로 임금님의 나라는 온갖 정신이 없는 세상 같아 보인다. 어른에게는 특히 그럴것이다. 어른들을 이것 저것 배우면서 살아간다. 머릿 속에 많은 것이 축적되어있다. 어른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해왔지만 과연 이것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어른들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거꾸로 세상에서는 어른들이 익숙한 하나로 통일된 원근법이 겹쳐져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세상은 다른 그림책에서 나오는 하나의 통일된 공간과는 다르기 때문에 보는 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어릴 때는 이런 그림이 혼란을 주기 보다는 새로움이나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텐데.. 기존의 그림이 만든 공간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우리는 이 그림이 새롭기만 하다.
인물들이나 배경은 다른 그림들과 많이 달라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익숙한 묘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은 그림 안에서 추상적인 공간 안에서 구체적으로 놓여있다. 지평선이 서로 거꾸로 있다. 서로 거꾸로라고 하지만 둘다 상대적일뿐 정답은 없다. 둘다 거꾸로일 수도 있고 둘다 제대로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면서 얼마나 선입견에 빠져 살고 있는지 느꼈다. 찬찬히 따지고 볼 것도 없이 그냥 보고 그렇구나 하면 되는 그림인데도 이걸 따지고 봐야 알겠고 그래야지 안심이 되고… 혼란스러움을 무작정 두려워하고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혼란스러움은 우리에게 두려움도 주지만 새로운 생각과 기회도 주는데 말이다. 아이들에게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싶은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