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는 이번에 처음 접했다. 그저 막연히 이 시리즈의 이름이 좋아서 저 1단계를 우리 아이에게 읽혀주면 좋겠구나…생각했고, 여기저기서 들리는 입소문에 언젠가는…했던 것이 워낙 스스로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지은양인지라 미루고 미뤄왔다.
그리고 드디어!!! <<엠마는 할머니가 좋아요!>>로 지은양과 이 시리즈가 처음 만났다. “읽고 싶다. 읽고 싶다.”라는 말로 읽어달라고 떼를 쓰는 지은양에게 “지은아, 이 책 위에 보면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라고 되어 있지? 이 “난”이 누굴 거 같아?” 라는 질문에, “나!”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얼른, “그럼 네가 읽어 봐.”하고 권하니 입을 삐죽~ 내밀고선 쇼파에 앉아 큰 소리로 또박또박.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기어코 얼굴을 파묻고선 소리도 내지 않고 스스로 읽어냈다.
‘와우~~~!!!’^^ 이럴 때 엄마들은 **대박!!!**이라고 표현한다.^^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목소리를 내어 읽을 틈도 없이 읽어낸 지은양은 뒤의 목차까지 뒤져가며 다음은 <<엠마의 아주 특별한 저녁>>을 사달란다.
이른바 <엠마 시리즈> 총 4권의 엠마 시리즈가 있는데, 내용이 모두 좋은 것 같다. 일단 일러스트가 아기자기 해서 여자아이들 마음에 쏙 든 듯하고, 자기 또래의 이야기를 읽으며 깊이 공감한 것일게다.
<<엠마는 할머니가 좋아요!>>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엠마에게는 할머니가 두 분 계시는데, 바로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시다. 태어났을 때부터 엠마 돌보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셨던 이 두 분은 엠마를 위한 교육방침이 매우 다르시다. 친할머니는 엠마는 무엇을 해도 “아이고, 귀여운 내 강아지!”라며 무조건 받아주시는 반면, 외할머니께서는 떼를 써도 절대 봐주시지 않는 것.
그러니 엠마 입장에서는 당연히 친할머니가 더 좋을 수 밖에.
“외할머니는 사랑이 겨루기나 경쟁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스티커나 장난감, 반바지나 긴 양말 같은 걸로 사랑을 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교육 방침이 다른 두 양육자 때문에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하기도 하고, 양육자끼리도 많은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주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바로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한다는 마음만 있으면 아이는 언젠가는 그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는 것 같다.
엄마가 유치원으로 데리러 오지 못하는 날, 외할머니가 대신 데리러 오시고 그 모습에 엠마는 혼자 무서워 떨던 마음이 싹! 가셨으니 말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두분 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엠마를 통해 우리 아이도 그 마음을 함께 알게 될 것이다.
읽히고 싶었던 시리즈를 아이가 마음에 쏙 들어하니… 그야말로 엄마로선 굉장히 기쁠 뿐이다. 다음엔 어떤 책을 고를까…아이와 의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