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 엠마 안젤라 리네트 이사벨 아이리스 말론… 이 책에 나오는 외동아이의 이름이란다~하하. 우리아이랑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둘이서 배꼽을 잡고 웃었더랬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긴 이름을 지을 수 있느냐고요~하면서 말이다.^^. 그러고보니 몇대 독자 귀한 아들이 태어나자 오래 살라고 긴 이름을 지었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이 소녀의 이름이 이렇게 긴 이유는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리 지은 것이 아니라, 외동딸, 하나 밖에 없는 손녀, 하나밖에 없는 조카이기 때문에, 주변에 이 아기를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이름들을 하나씩 아기에게 붙인 바람에 생긴 긴 이름이란다.
로즈메리가 태어나서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모습은 아마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겐 공감이 무지 가지 않을까~싶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님이 아기를 대하는 그 애정과 표현은 이렇게 비슷한가보다. 잠만 잘자도 착한 아기라고 칭찬받고, 손가락 쥐는 힘이 세지면 천하장사 소리를 듣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그 표현이 한층 더하다. 빠이빠이하는 모습을 보고 우아하다고 하고, 엉금엉금 기기 시작하자 손발을 척척 잘도 놀린다고 칭찬 듬뿍이다~^^. 이렇게 긴 이름을 가진 아기가 처음으로 한 말도 참 재미있는데, 로즈메리가 한 첫 말은 ‘긴 이름 싫어~’란다.~크큭. 물론, 그 첫 마디에 로즈메리가 들은 칭찬은 ‘똘똘하기까지!’란다.^^ 이쯤되면 로즈메리 주변엔 온통 로즈메리를 떠받드는 사람들로 꽉차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싶은데…..
하지만 이 아기가 자라서 이젠 제 할일은 어느정도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과잉애정은 지나쳐서 오히려 로즈메리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외동아이라지만 이렇게까지 하진 않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부모님의 해바라기 사랑을 받는다면 받는 만큼 참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드니, 로즈메리 말처럼 외동딸 노릇 그만 두고 싶을 것도 같다. 부모님이 자신에게 쏟는 사랑과 관심이 클수록 로즈메리는 외로움을 느끼는데, 특히 친구들이 동생이나 언니랑 함께 노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마음이 더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 잃은 거북을 데리고 집에 들어 오면서 로즈메리는 자신의 외로움을 덜게 해주는 게 무언지 알게 된다. 자신이 원하면 함께 놀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러면서 밤이 되어도 집에 가지 않고 자기 주변에서 머무는 가족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게 된 이후로~ 로즈마리는 이젠 외롭지 않다고 말한다.
왠지 이 책을 읽을 때면 괜시리 내 아이에게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는데, 그건 나 또한 외동아이를 키우고 있어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줄 때면, 나도 모르게 자꾸 우리아이에게 외로운지 물어보게 되는데, 우리아이는 로즈마리처럼 자기는 그렇게 외롭지 않다고 말해서 내게 작은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안한 마음은 지우기 어렵다.
첫 내용에서 부터 코믹하게 그려지는 로즈메리의 이야기는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 되어진 외동아이에 대한 부모님의 애착과 외동아이의 모습이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도 있어 나와 우리아이에게 꽤 즐겁게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