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년 동안 열심히 일한 댓가로 자기 머리만큼 커다란 금덩이를 받은 한스!(주인이 참 괜찮은 사람이군 생각했다.)
금덩이가 무겁게 느껴진 한스!-말 타고 가는 사람이 부럽다. 그래서 말과 바꾸고
말을 타고 가다 말에 채이는 바람에 넘어진 한스-농부의 소가 부럽다. 그래서 소와 바꾸고. (근데, 말보다 소가 더 비싸지 않나?)
소의 젖을 짜려다 걷어 차인 한스-푸줏간 주인의 돼지가 부럽다. 그래서 돼지와 바꾸고.
돼지와 거위를, 거위와 칼 가는 돌(사실은 그냥 쓸모 없는 돌인 줄도 모르고 속아서)을 바꾼 한스는 돌을 우물가에 내려놓고 물을 마시다 그만 우물에 퐁당 빠뜨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무거운 돌을 들지 않고 홀가분하게 집에 갈 수 있음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외친다.
한스가 바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신의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생각했다는 것. 더군다나 가치가 더 낮은 것을 추구했다는 것. 인간이라면 누구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기 마련인데. 그리고 더 낮은 가치의 것을 가지고 만족했다는 것. 급기야 아무것도 가지지 않음을 기뻐했다는 것…
그럴 수 있을까?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며, 가지지 않고 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검소하신 우리 시어머님은 죽으면 다 필요없는데 지금 좋은 옷 사면 뭐하노, 좋은 물건 사면 뭐하노? 하시는데, 좋고 이쁜 거 갖고 싶은 마음은 나이랑도 무관할 것 같은데… 이런 생각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스쳐 지나간다.
이렇게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없이 가지지 못한 것을 기뻐할 수 있게 된다면. 하지만, 나는 욕심 많은 인간이라 자신이 없다. 그래서 한스가 바보처럼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