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긴 머리를 싹둑 잘라 버린 일이 있었다. 그 이유가 머리에 이가 생겼기 때문이란다. 아마 학교에서 옮아왔나 보다. 극성스럽게 대처해서 이를 쉽게 박멸한 것 같긴 한데…
우리 초등학교 때만 해도 누구 머리에 이가 있다더라… 하는 말로 좀 깨끗하지 못한 친구들을 멀리 한 경우가 있는데, 요즘은 환경이 깨끗한데도 이가 기승을 부린다니 참!
이 책에는 이에 대해 공부하면서 선생님께 칭찬받기 위해 실제로 머리에 생긴 이를 상자에 넣어 들고 가는 로리타와 제니퍼가 등장한다. 이를 실제로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아마 아이들은 모두 상자 앞으로 달려들 것이다. 아이들이 실컷 구경하고 나서 이가 몇 마리 없어졌단다. 그 이는 어디로 갔을까? 로리타의 머리에 생긴 이가 선생님의 아들인 올리비에의 모자를 빌려 쓰면서 생겼다는 사실에 선생님도 무척 긴장하신다. 이는 없애기 어렵다는 말씀과 함께 이 퇴치 방법을 일러주시는데… 요즘 세상에 이가 어딨어? 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이 책의 내용을 잘 살펴보고 조심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요즘 세상에도 이가 있다. 한 교실에 한 아이에게 이가 생기면 나머지도 금방 생기겠지?! 이 책 읽고 조카 생각하며 자다 이가 꿈속에 등장하기까지.
이 책을 읽으면 로리타네 반 아이들처럼 실제로 상자 안에 든 이 구경하다가 이 옮을 염려없이 이에 대해 잘 살펴 볼 수 있다. 하여튼 재미있게 읽었다.
덧붙임)아침에 일어난 아들 녀석에게 머리 감자고 하니 싫단다. 어제 목욕을 시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오늘 머리라도 감겨야 하는데… 할 수 없어 머리를 잘 감지 않으면 이가 생길 수 있다며 책을 보여주었다. 그림을 심각하게 보더니 두말 않고 머리를 감는다. 희망이는 늦게 일어나서 머리를 미처 감기지 못했는데, 누나 머리에 벌레 생기면 어쩌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책의 그림을 열심히 보더니 나머지 책들(어제 동생집에 가서 비룡소 책으로만 열 권을 빌려 왔다.)도 그림을 뚫어져라 본다. 보통 같으면 무조건 읽어달라고 떼를 쓰는데, 오늘은 웬일로 혼자 그림읽기를 하는 찬이. 희망이도 그 바쁜 시간 중에서도 이 책을 뚝딱 다 읽고는 집을 나섰다. 이 책의 반응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