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이가 드디어 역사서에 입문(?)을 했습니다. ^^
초등학생용 도서로 출판된 ‘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중 1권인
[석기 시대로 떨어진 아이들]을 읽게 되었답니다.
물론 글밥이 많은 책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이 읽는 정독까진 안되고
그림 위주로 관심 있는 부분들만 읽는 발췌독의 수준이었지만 말예요.
6살 꼬맹이의 수준에 맞게 예은이는 역시나 본문 삽화에 관심이 많더군요.
원시인들이 벌거벗은 채 나오니까
“엄마, 벌거숭이래요~~~ “
하며 우습다고 키득키득 거리구요.
그런데 이 녀석이 나름대로 놀라운 발견(?)을 했답니다.
본문 내용도 제법 띄엄띄엄 읽더니 갑자기,
“엄마, 준호가 나왔어요~~ 준호….
지난 번에 읽은 책에도 준호가 나왔는데….. “
하며 자기가 읽었다는 책을 가지고 오더군요.
그 책은 바로 ‘똥떡’이라는 책이었어요.
뒷간에서 볼일 을 보다가 푸세식 화장실에 빠지게 되는 이 남자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준호’라며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
”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준호 맞죠? 내가 찾았어요~~~ “
하며 아주 상기된 목소리와 표정으로 기뻐하는 예은이….. ^^
오~~~
정말 ‘준호’가 맞네요.
커다란 똥통에 빠진 준호….. ^^
그러고 보면 아이들이 참 섬세한 것 같아요.
어른들은 그냥 흘려듣거나 대충 보고 마는 것들도
아이들은 꼭 기억하고 찾아내고 지적하는 걸 보면 말예요. ^^
아직은 예은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이라면 한없이 좋아하는 예은이답게
나름대로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내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더군요.
애들은 정말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고 하다니까요. ^^
본격적으로 예은이 방으로 옮겨서 독후감상화를 그려보기로 했어요.
얼마 전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손에 묻지 않는 크레파스를 의기양양하게 꺼낸 예은이가
책에 나온 삽화 중 제일 그리고 싶은 부분이라며 한 부분을 펼치더니
쓱쓱 그리기 시작했답니다.
이에 질세라 예람이도 언니를 따라 그리겠다는 건지
언니 크레파스에 눈독을 들이고 말예요. ^^
예은이가 정신없이 그리는 동안
장난꾸러기 예람이는 드디어 언니 크레파스를 통째로 들고 가버렸네요. ^^
그것도 모르고 진지모드에 빠져서 열심히 그림 그리는 우리 예은양~~~
예은이가 그린 책의 삽화 장면입니다.
주인공인 준호와 민호가 경주로 이사를 가서
낡은 집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죠.
이 장면을 …….
예은이는 이렇게 그렸어요. ^^;;
제목은 그럴싸하게 쓰더니
본문의 삽화 내용 뿐 아니라 자기의 생각까지 몽땅 첨가해서 그렸네요.
도저히 해독불가!!! ㅋㅋ
그래도 책을 읽고나면 매번은 아니더라도
뭔가 그림으로 표현해보고자 하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예은이에게 역사서 입문의 기회를 가져다 준 [석기 시대로 떨어진 아이들]….
2편, 3편, 4편은 또 어떤 얘기로 전개되어질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