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반의 하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목이 어쩐지 재미없을 것 같았고 책이 두꺼워서 압박감도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읽기 전에 심호흡을 하고 책을 잡고 읽기 시작했다. 첫장부터 글 사이 사이에서 따뜻한 냄새가 피어오르는 것 같다. 또한 네덜란드의 바닷가의 짠내도 나는 것 같다. 아이들의 소근거리며 장난치는 풍경도 눈앞에 그려진다. 좋은 글은 오감이 느껴지듯이 이 책은 꼭 그런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무언가 뿌듯해지는 느낌으로 가득찬다. 미국 작품이라서 얼핏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미국의 소박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작은 바닷가의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네로가 입었던 그 옷에 모자 그리고 나막신을 신은 아이들이 등장한다. 평소에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의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네덜란드의 이야기와 풍속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네덜란드의 작은 바닷가를 구석 구석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던 건, 작가가 이 곳 출신이고 자신의 고향에 대해 깊이 생각했기 때문일 거다. 비록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미국에서 살았던 시간이 더 많았겠지만 작가는 핏줄에는 네덜란드의 그리움이 가득 차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네더란드의 풍속을 몸으로 느끼고 이 이야기를 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이야기,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등 모두 있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쓰여졌을 것만 같다.
바닷가의 풍경은 그리 멋지지는 않다. 작은 어촌이기 때문인데 그 곳에서는 크게 부유한 사람도 나오지 않고 그저 평범하고 심심하게 사는 사람들인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와 이제는 집에만 있을 정도로 연로한 할머니 , 산책하는 것이 유일한 할아버지와 바닷가에 나가야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사람들은 지금도 그렇듯이 예전에도 사람들에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쓸쓸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과 어린 6명의 아이들이 큰 일을 해낸다.
다른 마을에는 날아오는 황새가 왜 우리 마을에는 날아오지 않는걸까? 린다는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하고 그 이야기를 써서 학교에서 발표를 한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이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너무 유아적이지 않나 생각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이 문제는 아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 마을 사람들에게 살아가면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다시금 피어오르게 만들어준다. 사람들의 마음을 더 크게 만들어 준 것이다. 닥친 문제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 하기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노력을 하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크게 만들 수 있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지 알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