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아줌마와 또 다른 단편동화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11월 1일 | 정가 11,000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호호 아줌마’ 책을 먼저 읽었다.
그 책과 같은 책인 것 같은데 출판사와 번역자가 다르기에 어떤 번역의 차이가 있을지, 그로 인해 의미 전달에는 얼마만큼의 차이를 보일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에는 호호 아줌마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아마도 타 출판사에서는 호호 아줌마 이야기만 묶어 책을 한 권으로 출간한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보니 같은 내용을 두 번 읽었음에도 새로운 내용의 단편동화가 함께 있어 다른 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또한 노르웨이 작가인 알프 프로이센의 호호 아줌마 이외의 다른 작품을 읽는 다는 재미도 있었다.

초등 2학년 딸과 함께 이 책을 읽었는데, 노르웨이의 이웃한 나라인 스웨덴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삐삐’시리즈를 이미 재미있게 읽고 난 후여서 그런지 에피소드 형식의 호호 아줌마도 아주 재미있어 했다.
호호 아줌마를 더 읽고 싶은데, 다른 이야기가 나와서 매우 아쉬워했다.
딸아이는 책의 제목은 호호 아줌마인데, 전체 이야기 중에서 5편만 호호 아줌마 이야기이고 나머지 7편은 다른 이야기로 되어 있다며 이 책에 대한 나름의 불만을 토로했다.
만약 호호 아줌마 이야기가 이 책에만 실려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3권의 시리즈로 출간이 되어 있다보니 더 그러한 생각을 갖게 된 듯 보여진다. 아니면 엄마만 먼저 읽었던 호호 아줌마 이야기만 나오는 다른 출판사의 책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이런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아이의 불만은 이만 하고,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보니 에피소드 형식이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대표작인 ‘삐삐 시리즈’도 에피소드 형식이고, 알프 프로이센의 ‘호호 아줌마’도 에피소드 형식이다. 비슷한 연대에 발표된 작품이라 그 시대의 특징을 담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단편동화는 별도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있다.
그에 반해 이 책의 저자 알프 프로이센이 쓴 단편동화들은 따로 책을 사서 읽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바로 ‘호호 아줌마’ 시리즈와 함께 묶여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작가가 책을 출간하며 그렇게 하였는지 아니면 출판사에서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이것이 단점으로 비춰지고 어른의 시각에서는 장점으로 보이는 묘한 특징을 가진 책이다.

어릴 적 TV만화 시리즈로 ‘호호 아줌마’를 만났을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며 머릿속에 영상들을 되새겨 보는 재미가 있는 반면에, 원작을 읽어보니 만화를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아직 만화를 접하지 못한 아이는 원작을 먼저 만나서인지 아주 흥분하며 원작의 재미에 푹 빠지는 모습이었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들뜨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는 모습은 아마도 어른들이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원작자가 잘 건드려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호호 아줌마’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것은 ‘왜 호호 아줌마가 찻숟가락만큼 작아지게 되었는지?’이다. 아이는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을 품고 책을 들어서인지 갑자기 ‘나는~’이라는 말이 나오자 ‘나’가 누구지? 라고 물어왔다. 그래서 작가라고 알려주었더니 다른 이야기에는 ‘나’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 이야기에 갑자기 ‘나’라는 작가가 튀어 나오니 이상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 ‘나’라는 작가(호호 아줌마의 작중 화자)가 호호 아줌마의 비밀을 이야기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이런 아이의 기대와 달리 작중 화자도 그 비밀을 알려주지 않자 더 궁금해 하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효과를 보여줬다.

호호 아줌마 이 외의 단편동화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비슷한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했고, 나름의 교훈도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큰 꿈을 가진 감자」였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케릭터 중심의 이야기와 단편동화를 동시에 읽을 수 있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