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금은 종영된 KBS의 ‘TV 책을 말하다’란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소개받은 일이 있다. 여러명의 패널들이 이 책을 추천했고, 어쩌다가 비룡소 메일을 통해 이벤트에 응모하게 되었고, 어느 날 퇴근해보니 덜컥 당첨되어 책이 도착해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탓에 기쁨은 배로 컸다. 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은 퍽 즐겁다. 덕분에 주말도 반납하고 방에 콕 쳐박혀 신나게 읽었다. 청소년 도서라길래 유치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럴 틈도 없이 페이지를 넘기느라 바빴다. 어릴 적 좋아했던 영화 ‘구니스’보다는 덜 유치했고 더 흥미진진했다. 이제는 해적보다는 경찰이 더 무섭게 느껴질 나이이지…사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 뒤에 쓴 맛이 전해졌다. 책의 주인공 준호와 정아, 승주, 할아버지 그리고 루스벨트. 내 보기엔 다섯 모두 치명적인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나이가 어리거나 많아서 혹은 말 못하는 짐승이라서 나약하기만한, 주인공답지 않은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다섯도 뭉치면 못해낼 게 없었다. 이런 부분은 세속에 물든 나에게 다소 환타지처럼 다가오는데, 이상적으로 느껴져 읽는 순간에는 더 행복했다. 책장을 거의 다 넘기면서 특히 버릇없게만 느껴지던 승주와 포악스런 루스벨트에게조차 애정이 솟게 되는데 이런 책을 통해서만이 얻을 수 있는 기적이다. 현실에선… 어휴 대꾸도 하기 싫은 녀석들이지만…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를 완독 후, 스물일곱난 사회초년생의 마음도 조금 열렸다. 나도 용기가 필요한데, 그것도 조금 얻었다. 이도저도 기대하지 않더라도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