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우리할머니는 나를 마을 이곳저곳에 데리고 다니시면서 놀아주셨다.
그 땐 부모님이 놀아주실때와는 또다른 느낌이 들었다. 엄마처럼 포근하지만 그 보다 더 포근하고,
아빠처럼 든든하지만 그 보다 더 든든한 느낌. 할머니 품에서 나는 냄새도 좋았고,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 음식도 맛있었다.
물론 나는 그때 마이처럼 마녀수업을 받진 못했지만, 나 또한 할머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때 배웠던 것들이 지금 내 행동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인다.
‘서쪽마녀가 죽었다’는 나의 어린시절을 회상하게 만듦과 동시에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상기시켜주었다.
명절이나 방학때만 할머니 시골집에 가는 애들과는 달리 나는 할머니와 항상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리움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나는 6살 이전에는 유치원도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했으니 그 정도가 더 심화된 것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10년째다.
나는 내 7살 어렸을때 보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할머니와의 기억을 계속 해서 더듬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계속 늙지 않는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어렸을 때 처럼 또 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