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아빠와 함께 피자 놀이를> 등으로 유명한 작가 윌리엄 스타이크의 작품이다. <내 사랑 홀쭉양>도 저자의 이름을 보고 고른 책이다. 윌리엄 스타이크는 환갑에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고 한다. 과연 환갑에 동심을 표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데 그의 작품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의 나이와 경험 때문인지 책 속에서 삶의 깊이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썩 재미있지는 않다. 태어날 날 때부터 세상은 재미있는 것 투성이였던 둥글 씨는 가장 무도회에 가서 홀쭉 양을 보고서는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홀쭉 양을 위로 훌쩍 던졌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홀쭉 양은 둥글 씨에게 멍텅구리라고 소리치고 가버린다.
다음날 아침부터 둥글씨는 홀쭉양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자신을 포장해 배달하지만 실수만 연발한다. 홀쭉양이 아끼는 꽃밭도 망가뜨리고 폭죽으로 집에 불을 내기도 한다. 결국 도저히 홀쭉 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둥글 씨는 천사에게 홀쭉 양을 사랑하는 심정을 고백한다. 우연히 이 말을 듣은 홀쭉 양은 자신을 포장해서 둥글 씨에게 배달하고 사랑을 받아들인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은 재미있는 것 투성이라고 생각하더니 둥글 씨는 삶의 태도가 긍정 그 자체인 것 같다. 우리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겠다. 그와 반면 홀쭉 양은 성격이 어떻다고 나와있지 않지만 홀쭉한 모습을 보면-만화 <뽀빠이>에 나오는 뽀빠의 여자 친구 올리브는 닮았다-아마도 짜증 많고 예민한 성격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 둥글 씨의 진정한 마음을 알고는 마음을 연다는 얘기인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치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고사성어로 말하면 ‘지성이면 감천’ 정도가 될 것 같다. 즉 무슨 일이든 긍정의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뜻대로 된다는 것을 이야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