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채양, 아직까지 전래동화를 한번도 읽어주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비룡소의 “단물고개”를 만나게 되었어요.

전래동화는 좀 더 큰 후에 접하게 해줄 생각이었는데 우리 은채양이 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

앞으로는 전래동화는 종종 읽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사실 전래동화를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예요.

왜냐하면 전래동화는 다 ‘권선징악’으로 끝나잖아요.

무섭다고 소문난 전설의 고향도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걸 보면 우리 선조들은 ‘권선징악을 참 좋아한 거 같아요.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뻔한 스토리일꺼라고 생각하며

만난 ‘단물고개’는 제가 생각했던 전래동화하고는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책에 쓰인 종이부터 한지 느낌이 나는 종이로 하얀 바탕이 아니라 약간 누런빛을 띠는 종이에 인쇄가 되어 있어요.

그림도 한지에 그림을 그린 것처럼 표현했는데 실제 원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좀 신기했는데

다색 석판화 방식을 응용한 기법을 사용한 거라네요.

그림에 표현된 색감도 물의 상징인 파랑색, 총각의 욕심을 강조하는 주황색

그리고 총각의 순수한 마음과 서민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흰색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표현되었어요.

책의 내용은 마음씨 착하고 효심이 지극한 총각이 우연히 발견한 ‘단물이 나오는 샘’ 때문에

점점 욕심꾸러기로 변해가는 내용으로

나중에는 총각의 지나친 욕심으로 단물을 잃고 만다는 내용이예요.

전래동화이긴 하지만 내용이 창작동화처럼 친숙한 내용의 ‘물’을 소재로 삼아서

아이들이 더 쉽게 책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와 총각의 대화는 간결하면서도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읽는 재미도 있어 책을 읽는 동안 재미를 더한답니다.

어젯밤 자기 전에 ‘단물고개’를 읽어주고 책꽂이에 꽂아두었는데

조용하다 싶어 봤더니 ‘책꽂이에 꽂아둔 ‘단물고개’를 꺼내들고와선 읽고 있는 거 있죠.

우리 은채양 아직 글도 못읽으면서 저렇게 중얼중얼 거릴 때 보면 정말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은채양은 엄마가 읽어준 ‘단물고개’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너무 궁금해요.

물의 소중함도 깨닫고

총각의 ‘단물’이 어떤 맛일지도 너무 궁금해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욕심을 너무 부리면 안된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아요.

우리 은채양~~ 단물고개 들고 포즈 좀 취해달라는 엄마의 요구에

저렇게 포즈를 취해주었어요.

그런데 시선은~~~엄마를 안보고 어딜 보는거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