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의 색채가 한껏 짙은 표지가 책을 보기전부터 설레게 했다. 읽기 전에 쭉 한번 훑어 보는데 “오라, 이건 무슨 기법이지?” 그림에 판화 기법 같긴 한데 형광색도 들어가고~ 다색 석판화 기법이란다. 옛날 한지같은 누런 바탕종이에 풍부한 색감을 이용한 신기한 디자인적 시도에 책을 볼 맛이 한층 더 생겼다. 우리 아들은 18개월 나이에 비해 많은 글밥에 그림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또 한가지 엄마가 코믹하게 읽어주는 총각의 대답소리 “이예”에도 집중한다.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하고 효심이 지극하던 총각이 우연히 발견한 ‘단물이 나오는 샘’때문에 점점 욕심꾸러기로 변해 가는 이야기. 결국엔 나중엔 어머니도 신경쓰지 않고 단물로 돈 벌 생각만 하다가(크게 욕심 내다가)단물이 숨어버리고만 요즘 우리 사회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이다. 물질만능주의에서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로서 교훈을 주기 딱 알맞은 이 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성인들에게도 적당히 생긴 행운에 너무 과욕을 부리지 않아야한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이 단물 고개 이야기는 실제로 천안에서 전해오는 전설을 갖고서, 전설 속에 등장한 술고개를 아이들에게 쉽고 친숙한 소재인 단물로 바꾸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니 아이들을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도 한층 더 엿볼 수 있다. 비룡소에서 전래동화 계발에 힘을 쓴다고 하니 이 단물 고개 한권만 봐도 앞으로 세심하고 재미있는 전래동화책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