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지 않는 피아노

연령 4~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8월 27일 | 정가 16,000원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첫 번째 그림책이라니~!!!

저는 첨에 이 책 소식을 들었을 때 넘넘 놀랐었답니다..ㅎㅎ

이 분이 책을 내실 줄은 몰랐거든요. 그것도 아이들 동화책을..ㅋ;

그러나.. 본인의 체험이 녹아들어 더 사실감 있는 내용이

김지혜작가의 따뜻하면서도 특이한,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져서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책, 깨달음이 많은 책이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릴 때 피아노가 참 치고 싶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5살때 피아노 학원 가방이 넘넘 이뻐서 피아노 학원에 보내달라고 엄마를 무척 졸랐던 일..

4년 정도 피아노를 신나게 배우고 있는데

아빠의 사업 부도로 이사하게 되면서, 피아노를 팔았던 일..

이사가면서 메트로놈을 소중하게 챙겼었는데,

기차 내리면서 윗칸에 두고 내렸던 일..

삶이 바빠서 아직도 시작을 못했지만 늘 피아노가 치고 싶은.. 아직도 맘은 늘 가득한.. ㅎㅎㅎ

제게 피아노는 각별한 악기랍니다.

피아노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되어 버릴까요..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

 

 

 

 

 

꽃별이는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는데 놀고만 싶어서

“음악 같은 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투덜댔어요.

 

피아노 선생님은 늘 열심히 연습하라며 무섭게 하셨어요.

 

엄마는 연주회 연습으로 바쁘셔서 만날 피아노 연습만 하라고 하세요.

아빠도 일찍 들어와달라고 조르는 꽃별에게 피아노 연습 하라고 하시고..

동생 꽃샘이는 노래 연습에 한창이에요.

 

외톨이가 된 듯한 꽃별이는 “음악 같은 건 정말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라고 소원을 빌어 버렸답니다.

 

한참을 훌쩍이던 꽃별이는 눈물을 닦고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피아노에서 소리가 나질 않아요.

꽃샘이는 합창반이 없어져서 속상해합니다.

엄마는 첼로에서 소리가 안나서 마음이 허전하다 하시네요.

정원의 카나리아도 더 이상 노래하지 않았어요.

음악이 없으니, 식구들의 웃음소리도 사라졌지요.

 

며칠 후 꽃별이의 생일날.. 생일 축하 노래가 생각나질 않았어요..

꽃별이는 엄마 아빠께 음악이 없어진 이유를 말씀드렸어요.

생일인 꽃별이는 다시 정성껏 소원을 빌었답니다.

 

다음날 다시 음악이 생겼어요!

엄마는 무사히 연주회를 하셨구요.

꽃별이는 이제 음악이 소중한 선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큰 아들이 돌을 조금 넘겼을 무렵..

남편이 급하게 할 일이 있어 아이가 찾는데도 서재 문을 열어주지 않고 일을 했던 적이 있어요.

우리는 어른들 일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그토록 아빠를 좋아하고 잘 따르던 아이가 한 며칠 아빠가 안아주면 울고 아빠를 거부해서

우리를 넘넘 당황케 한 적이 있었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 마음이 여리고 다치기 싶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지요.

아이들도 인격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구요.

그 후로는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문을 닫아도 닫는답니다..ㅎ;

“지금은 아빠가 일해야해서 안되니까 지금 좀 안아주고, 좀 놀아주고 나면

아빠는 방문 닫고 일을 좀 해야해~ 그때는 엄마랑 있어야 해~” 이렇게 말이지요. ㅎㅎ

 

꽃별이는 어쩌면.. 음악이 정말 싫었던 것이 아니라

자기가 외톨이가 된 듯한,

다들 자기를 피아노 앞으로만 밀어내려는 그 상황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꽃별이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이해의 눈길과 한 번의 포옹,

그리고 상황에 대한 설명과 부드러운 권유가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아이들을 키울 때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

너무 그냥 아이를 부모 뜻대로 몰아가는 성향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씩 차분히 아이와 함께 이해하고 지나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0^

 

아이에게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도록 기회를 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지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음악 뿐 아니라, 아이가 바라는 것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자랄 수록 아이와 더 많은 대화와 더 많은 이해의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별이가 음악이 사라진 이유를 엄마, 아빠께 말씀드리는 장면이 짠합니다.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의 아이 맘의 외로움이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시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라는 생각도 들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반성하고,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어봅니다.ㅎ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 아들도 가끔 인용하듯 “노래는 없어졌음 좋겠어.” 그러길래

그러면 우리가 얼마나 심심하고, 즐겁지 않고 그럴까? 하고 물었더니

다시, “노래는 없어지면 안돼요.” 그럽니다..ㅎ

 

음악이 없어진 세상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하듯..

아이들의 삶이 아름다운 것들로 풍성해지길 바래봅니다.

모든 아이들이 가는 바쁘고 성공을 지향하는 그런 꽉 막힌 길이 아니라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바르고 여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래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함께 해준 엄마 아빠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함께 걸어가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