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정명화가 들려주는 음악 동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첼리스트 정명화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첫번째 그림 동화책 속에는 음악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게 한다. 주인공인 꽃별이가 엄한 피아노 선생님의 수업을 반가워하지 않는 첫장면 때문에 아이의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어려서 큰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면서 겪었던 갈등이 떠오른다. 동네 복지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피아노를 가르쳐줘서 아이와 함께 일주일에 두 번 그곳을 방문했는데 몇 달이 지나서 아이가 힘겹게 이야기를 꺼냈다. 피아노를 치고 싶지 않다고, 이유인 즉 선생님이 너무 무섭게 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 말처럼 무서운 선생님은 아니고 수업을 할 때 가르쳐주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 아이의 성향은 무시하고 손모양 ,진도 등을 너무 엄하게 했던 것 같다. 이후 아이와 다른 피아노 학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아이가 피아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이유였다. 싫어하기에 포기하기보다는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고 싶었기에 나 역시 아이에게 맞는 곳을 찾았는데 그곳은 바로 옆집의 피아노 선생님. 아이 한 명을 키우면서 이모처럼 가르쳐주는 그곳을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즐겁게 피아노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음악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조금은 다른 방법이지만 작가는 타의에 의해서 음악을 하던 꽃별이도 막상 음악이 없는 세상에서 모두가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자 음악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어려움이 없는 과정이 어디있겠는가? 좀더 나은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고된 연습도 해야 하고 힘도 들지만 그 과정을 견디고 나면 좀더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겠는가?
두 딸인 꽃별이와 꽃샘이를 키우면서 함께 놀아줄 시간도 없었던 그녀가 들려주는 실제 이야기라고 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음악 이야기는 음악이 전해주는 행복감인가 보다.
밝고 화려한 색상의 삽화가 눈길을 끌고 무엇보다 꽃별이의 마음과 상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사랑스럽다. 첼리스트 정명화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멋진 삽화까지 감상하고 있으면 우리 주변에 늘 함께 있지만 느끼지 못했던 음악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