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와 이 책의 인형극을 보러 갔다 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더욱 유심히 보게 된다. 그런데 인형극이라 그런지 아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내용에 집중할 수 없어 내심 다시 책을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새롭게 책이 나와 얼른 읽게 되었다.
‘팥죽할멈과 호랑이’는 우리나라 민담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이야기이다.
민담이나 옛이야기는 누가 새롭게 정리하고 그렸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그러니 책을 선택할 때는 같은 이야기라도 요모조모 잘 따져서 보게 된다. 그런 점이라면 이 책은 일단 합격점이다.
그림도 민화처럼 붓으로 터치되어 있고, 색도 선명하다. 하지만 그 그림 속에 있는 특별함은 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맛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단 복잡하지 않은 선과 색이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기도 하다.
옛이야기에서는 모든 사물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이다. 그러기에 마치 모든 것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옛날 옛날에 할머니가 팥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이 팥을 거둬들여 동네사람과 나눠먹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큰 호랑이가 나타나 자신에게만 팥죽을 달라고 한다. 할머니는 팥죽을 쑤면서 너무 분해서 자꾸만 울기만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밤톨이, 맷돌이, 동아줄이, 멍석이, 지게가 나타나 자신들이 할머니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찾아온 호랑이를 서로 힘을 모아 쫓아내고 만다.
마음씨 좋은 할머니를 도우는 여러 사물들을 통해 아이들은 착한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