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읽어보았는데 재미가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나서 읽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고 책 내용이 마음에 어떻게 와닿을지 궁금해서 영모가 사라졌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 부분을 읽자 내용이 기억이 날듯 말듯 하였다. 이 이야기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채찍을 맞으며 훈련받는 서커스단의 동물들처럼 사는 영모가 반대편의 세상 라온제나로 도망쳐서 생기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누구나 한번쯤 우리 안엣 탈출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슴 속에서 요동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하라는대로만 하는 기계 같이 하루하루를 살아온 영모같은 또래 아이들은 되게 많을 것이다. 그래서 영모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다른 세상으로 조용히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도 이 세상 반대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있을까, 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 곳에 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다. 이런 나의 궁금증을 이 책이 풀어주었다. 아, 영모를 찾아야 하는 병구의 초조함은 알았지만 난 라온제나의 비밀을 파헤쳐 보고 싶었다.
라온제나를 보면서 정말 이런 세계가 있더하더라도 다시 이 곳에 나쁘고 악한 사람들이 들어오면 여기도 물들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비밀은 꼭 밝혀지기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라온제나는 즐거운 나라는 의미를 가진 따스한 공간이므로 나쁜 사람들을 변화 시키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보기로 하였다.
병구가 라온제나로 왔을 때 어느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 할아버지를 보니 왠지 영모가 아닌가 하는 필이 딱 꽂혔다. 병구가 알아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계속 전개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영모를 보니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친구인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푸르른 하늘을 보지 못한채 시키는대로 밖에 할 수 없고 해내지 못하면 맞는 서커스의 동물들 같아 보였다. 정말 이들이 불쌍하다고 느껴졌지만 라온제나라는 세상이 있어서 이렇게 아프고 자유를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 편안히 살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내 마음 속에 싹트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권장도서라는 틀에 박혀서 생각없이 강요로 읽어서 재미없다고 느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느낀 점들이 많았다. 나중에 또 다시 이 책을 접하게 된다면 그 때는 더 큰 것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