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거짓의 미술관 1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6월 10일 | 정가 13,000원

얼마전 읽은 충격적인 인터넷 기사 중에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는 인도에서 여아들이 어릴 적에 강제로 성전환수술을 시켜서 아들로 만드는 경우가 매년 200~300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충격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잔인한 일이 있을까? 그들은 아이들이 남녀 양성으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한 쪽을 선택해줘야했다고 변명했다지만, 사실상 그렇게 많은 수의 변수가 생길리가 없었고, 단지 그것은 여아를 남아로 만들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않는다는 뉴스였다.

 

양성, 반가성, 어느 쪽이든 본인에게는 무척이나 충격이 될 사실.

그리고 미처 몰랐던 그리스 신화 헤르마프로디테의 비극.

…신화 속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요정 살마키스와 한 몸이 되어 헤르마프로디테가 되었다. -프롤로그 서문 중

 

모나리자의 얼굴에 수염이 그려져있는. 게다가 그 수염이 너무 잘 어울려, 장난으로 보기에는 다소 두렵기까지 한 표지의 그림.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무척이나 독특하면서도 독자들을 몰입케 만드는 놀라운 필력을 갖춘 랄프 이자우의 놀라운 솜씨로 펼쳐나가고 있다. 꽤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여행지의 밤잠을 설쳐가면서 나는 이 책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헤르마프로디테는 그녀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문제는 그녀가 아는 사실을 언론이나 다윈과 같은 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 그녀는 반진실로 곡예를 해야만 할 것이다. 159p

 

옥스퍼드 대학에서 이데아상을 수상한 기자 알렉스 다니엘스는 수상의 영예를 안은 당일, 박물관 침입및 살인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 소식에 절망한 그녀 앞에 사건 당시 박물관에 그녀의 지문이 남아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이 연쇄 침입 사건에는 철학적 배경이 있으며,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라, 인간 사고의 변화를 꾀하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진실에 대해 그들이 지닌 생각을 전파하기 위해 이 극단주의자들은 ‘거짓의 미술관’을 폭파하고 강탈하였고, 이를 통해 ‘다윈주의의 속임수’가 지탄받게끔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는 뿌려진 종이를 따라가 술래를 잡는 놀이이며 이런 놀에서 흔히 그렇듯, 마지막에는 미지의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218.219p

 

위대한 작품이 도난당하고, 박물관에서 살해및 폭발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일이 일어나지만, 사건 후에는 꼭 뭔가가 남겨져 있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에 나온 물건들이 하나씩. 거울, 붉은색 담요, 황금 사과..

게다가 그 위대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아트케어라는 보험회사에 보험이 걸려있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어서, 아트 케어의 사설 탐정과 같은 다윈 또한 사건 해결에 관심을 갖고 다음 작품을 추측하고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만들었다.

 

범인으로 억울한 누명을 썼던 알렉스가 사건에 깊이 다가갈수록 알게 되는 놀라운 비밀들, 사건을 추측하며 기사를 내놓으면서 파헤치기 두려운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면서 섬뜩한 기분마저 들게 되었다. 알렉스와 다윈, 이름부터가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과 일련의 사건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 어느 덧 400페이지 넘는 마지막 장을 아쉽게 덮고야 말았다. 그리고 2부에 나올, 알렉스와 테오(아마도 알렉스가 두뇌라 부를 중추 인물일..)의 관련성과 1부에 나타난 수많은 등장인물과 사건들의 원인들을 샅샅이 파헤치고, 궁금증을 해결하게 되길 간절히 기다리게 되었다. 2부 구입을 목전에 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