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안경을 낀 검은 그림자의 선생님도 보이고요.
바로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표지의 모습입니다.
표지를 보던 아이가 서재방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온 또 한 권의 책…
그건 바로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였답니다.
아이는 두 권의 책을 번갈아 보며 신기한 듯 말합니다. 그림이 똑같다고 말이죠.
영어라고 하면 알파벳을 읽고 쓰는 정도, 그리고 영어 노래 몇 곡 부르는 정도의 수준이랍니다.
그래도 영어에 대한 흥미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아이죠.
마치 다른 그림 찾기라도 하듯 두 권의 책을 펼쳐보며 재밌어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는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를 펼치며 오디오 시디를 틀어달라
말합니다. 책과 함께 구성되어 있는 오디오 시디를 틀고, 아이와 나란히 앉아 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영어가 아닌 한글로 이미 만났던 이야기였던 탓일까요? 분명히 영어를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재밌어 합니다. 그리고 귀에 들어오는 몇 개의 단어들을 이야기하며 묻고 답하기를 여러 번….
그렇게 몇 번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오디오 시디의 내용은 두 가지 속도로 되어 있더군요. 처음엔 책을 넘겨가며 그냥 듣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나오는 ‘slow speed’는 들으며 조금씩 따라 읽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말이 아니지만 내용을 알고 있는 이야기라 그런지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우리 말로, 그리고 영어로 된 같은 이야기 책이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보이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하나 하나 읽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조금 뒤로 미뤄두려고요.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덕분에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를
몇 번이나 다시 보았는지 모른답니다. 이제 한글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단계라 혼자서 스스로
책 읽는 것을 조금은 힘들어하는 아이가 더듬거리며 몇 번을 되풀이 해 읽어 주는데,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대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오디오 시디는 블럭놀이 할 때,
만들기 할 때…수시로 틀어 놓고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책에 대한 흥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영어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그저 책읽기를 즐기는 마음을
지닌 것 같아 반갑고 참 좋습니다.
어느 순간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를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처럼
읽고 이해하며 재밌어하는 시기가 오겠죠. 한글을 알아가며 혼자서 읽기 시작한 지금처럼 말이에요.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 기쁨도 배가 될 거라 믿어요.
오늘도 오디오에선 목요일만 되면 배가 아파오는 아이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책상 위엔 두 권의 책이 나란이 놓여 있답니다. ^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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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독후활동 – 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기!
아이는 표지를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표지 속 소년의 표정이 인상적인가봐요.
그러더니 스케치북을 들고와 그리기 시작합니다. 제목은 ‘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기’^^
표지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어요~
연필을 꼭 쥐고 힘껏 그리는 모습, 보이시나요?^^
선생님의 안경 낀 옆 모습이 무언가 말하고 있는 것 같다네요.
선생님께서 부르셨을 때 깜짝 놀라는 표정이래요..ㅋ
어떤가요? 기준이의 <I DON’T WANT TO GO UP TO THE BLACKBOARD> 표지예요..
그럴 듯하죠? 근심어린 아이의 표정, 선생님의 검은 그림자가 포인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