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는 어렵고 복잡해 어른들도 쉽게 접근하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마도 사마천의 사기를 읽어본 어른들 역시 생각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나 역시도 드문드문 내가 필요한 부분만 읽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사실 만화로 된 사기열전에 얼마나 많은 분량을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을 열었다.
과연,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고 그림 역시 시선을 잡아 놓고 놔 줄 줄을 몰랐다.
간략하게 정리된 중국의 시조 역사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잘 꾸려져 있었고,
그냥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 두기엔 너무 아까운 만화책이란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과연,
만화책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구나!
사마천.
그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아 중국의 역사서를 완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언제나 의로운 자 앞에는 모략질쟁이가 존재하는 법. 그 역시 중상모략에 죽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마사천은 그냥 죽을 수가 없었다.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비굴하게 살 것인가, 의롭게 죽을 것인가
수도 없이 고민하고 갈등하고 괴로워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살자!
살아서 뜻을 이루자.
그리고 마침내 비굴하게 건진 목숨을 바쳐 중국 역사에 길이 남을 저서를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사기>
중국에는 몇 가지 역사서가 존재하지만 단연 으뜸은 사기로 친다.
열전이라 함은,
여러 인물들의 전기를 모아놓은 것으로 사지열전을 보면 정말이지 수 없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져 간다.
우리는 그들을 [별]이라고 부른다.
사마천이 소개한 그 첫 번째 별이 바로 가족의 복수를 위해 일평생을 바쳤던 오자서이다.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으로 용모가 뛰어나고 학문과 무예에 능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태부였던 아버지가 모함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자 가문의 멸문지화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건진다. 여러 나라를 전전하던 그는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자신의 뜻을 이뤄줄 왕을 만나게 되고 끝내 뜻을 이루고야 만다.
하지만 복수만이 그의 뜻의 전부는 아니었다. 진심으로 나라가 바로 서고 충심을 다할 군주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 신하된 자로서 오자서가 이루고자 했던 뜻이었을 것이다.
오자서는 초나라를 버린 것이 아니라 초나라 사람으로 진정한 군주가 있던 오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다했을 뿐이다.
“사마천, 감사하오.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는 한낱 복수를 위해 나라를 버린 배신자로 낙인 찍혔을 터인데 이렇게 나의 진심을 알아주다니. 역시 그대는 참다운 역사가요, 학자일세. 진심으로 고맙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