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누군가 써 놓은 글에서 Picture Book은 그야말로 그림책인데 왜 글자만 후다닥 읽고 그림을 자세히 보지 않는건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완전 동감했다. 그림책은 그런 점에서 아이들이 읽는 책이 아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그림책은 어른이 봐도 너무 좋다.)
평소 아이와 동화책을 읽을 때 글 보다는 그림 보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아이들 그림책의 내용이 길어봤자 페이지 마다 몇 줄…
글자만 읽고 덮는다면 본전 생각 안나는 책이 몇 권 안될 것이다.
이 책은 아주 노골적으로 그림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숨은 그림 찾기’ 그림책이다.
페이지마다 100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제시된 10명의 인물을 찾는 내용인데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예전 월리를 찾아라 시리즈는 너무 어려워서 한 권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 책이 딱 내 수준…
다섯 살 아들과 함께 보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숨은 그림을 찾는 책이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인물들을 살펴보면서 그 사람들의 표정은 왜 그런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장면인지 아이와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눈다. 제시된 그림 외에 말풍선에서 물어보는 다양한 질문에 답도 하면서 재미있게 그림책을 본다.
화사하고 코믹한 그림은 복잡한 듯 하지만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보물 상자 같다. 귀여운 캐릭터, 소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런 책이다 보니 꼭 책을 읽는다는 부담 없이 활용할 수도 있다.
이동 중에 차 안에서 아이와 보기에도 좋고… (심하게 집중하면 멀미를 할 수도 있으니 조심…^^;), 뛰어 놀다 지친 아이가 소파 위에서 뒹굴거리며 볼 수도 있다.
모든 페이지를 한 번에 볼 필요도 없다.
앞에서부터 봐도 되고 뒤에서부터 봐도 된다.
다양한 표정의 인물들이 나오니 스케치북에 따라 그리기를 해봐도 재미있겠다. (이건 이번 주말에 해볼라고 한다.)
평소에 그림책을 많이 보면서 그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아이+부모님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경험이 별로 없다면 책을 보면서 그림을 열심히 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