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입장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꾸려지는 이 소설은 지난번에 읽은 ‘하이킹 걸즈’와 굉장히 비슷한 종류의 책이었다고 생각하였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사춘기 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책에는 따뜻한 가족애와 동물에 대한 인간의 진심어린 사랑을 옅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이킹 걸즈’에서는 스스로의 성장을 그렸다면 ‘개 같은 날은 없다.’에서는 스스로의 성장이 아닌 주변인들의 많은 도움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그려주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인 강민이와 미나. 전혀 다른 삶을 살던 그들을 하나로 연결해준 것은 다름 아닌 강아지 찡코였다. 이 두 사람은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피도 안 섞인 말 그대로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이웃사촌이면서 자주 부딪치게 되고 그 속에서 두 사람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강아지의 죽음이라는 연결고리! 이 책의 현재는 찡코의 죽음이고, 미나는 찡코의 죽음에서 뭔지 모를 슬픔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다가 오 원장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자신이 잊고자 하였던 머루라는 과거에 자신이 사랑하던 강아지를 떠올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머루를 죽인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 까지 알게 된다.
강민이와 미나! 이 둘은 형제로부터 그리고 부모로부터의 많은 상처를 가진 인물이었다.
강민이는 형 강수의 괴롭힘으로 형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였으며, 미나는 자신의 오빠인 민욱이를 어른이 된 현재까지도 진심으로 미워하면서 자신의 현재모습이 오빠 때문이라며 원망하고 있다. 또한 강민이는 학교에서 괴롭히는 당하는 인물로 그려졌으며, 미나의 이야기 중에서도 미나가 과거에 왕따를 당했었다는 내용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강민이와 미나의 증오를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강수와 민욱, 이 두 사람의 입장에 서서 왜 그렇게 동생을 괴롭혔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강수와 민욱이는 동생을 너무 사랑해서 괴롭혔을 것이다.’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내 생각이지만, 아마 강수는 자신의 동생이 강해지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강민이가 다쳐서 의식을 잃었을 때 눈물을 흘렸다는 미나의 말을 통해서 난 강수의 진심을 확실하게 알게 되어 굉장히 기뻤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하여 더욱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나쁜 길로 빠지게 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가정의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바른 아이어도 부모님의 교육부재, 의사소통 부족은 아이들을 나쁜 길로 인도 한다는 것을 강민이네 가족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영향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크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나를 지금까지 사고치지 않고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착한 아이로 성장하게 도와주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환경과 좋은 가족과 사는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또 느낀 것은 대화의 중요성이었다. 대화에서 사용되는 제스처, 말투, 억양 등이 사람의 심리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웠다. 강민이가 아버지의 바뀐 말투를 굉장히 어색해하면서 자신도 노력하는 아버지에 맞추어 변하려고 노력하려는 모습에 서 더욱 대화의 중요성을 실감하였다. 형 강수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찡코가 죽기 전 강민이네 가족은 무차별한 폭력에 노출된 대화만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생각하고 예의바르고 상냥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내 자신과 상대방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은 ‘책에서 찡코가 살아 돌아온 것은 아마 강민이와 미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었다. 강민이에게는 찡코에 대한 그리움을 없애주는 동시에 형 강수에 대한 의심스러움을 없애고 형에 대한 좋은 감정만 생기고, 미나에게는 그동안 상처를 고칠 수 있는 큰 용기를 주었으니 말이다.
상처가 많으면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상처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다음에 똑같은 일이 생겨도 그 아픔에 대한 상처는 현재의 상처에 반도 안 될 것이다. 강민이와 미나, 이 두 사람이 가족에 대한 상처를 극복한 만큼 미래에는 더 이상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닌 행복이 가득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