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엄마, 정말 재미있어요~!란 평을 했던 책이다.
A4 용지의 반 정도 크기인 이 책은 그냥 봐서는 조금 딱딱해보인다.
책 제목으로는 헬렌 켈러와 벨 박사의 위대한 만남이라고 되어 있어서
둘의 이야기가 펼쳐질 꺼라는 건 알겠지만 속지는 초등중학년이 보기엔 조금 작은 글씨체이지만
초등고학년이 보기엔 알맞은 글씨체이고 흑백의 사진들이 있는 평범한 책처럼 보인다.
책 속을 들여다 보면 귀도 들리지 않고 눈도 보이지 않는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선생의 입장에서 쓴 게 아니라
주로 헬렌과 벨 박사의 위주로 글이 전개된다. 전화기를 발명한 벨이 어떻게 헬렌을 만나서
벨이 죽을 때까지 우정을 나누며 삶을 이어가는지를 어쩌면 조금 더 담담하게 보여준다.
호들갑스러운 예찬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꽤 맘에 들었다.
읽다보니 헬렌이 희가극에 등장해서 돈을 벌게 되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고
벨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헬렌을 믿어주었는지
앤 설리번 선생이 얼마나 헬렌에게 버팀목이 되었는지를 깨우치게 된다.
사진에서 보듯 이쁘고 총명했던 학구열이 불타는 헬렌의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참 좋은데
가장 맘에 들었던 구절은 헬렌 켈러의 교육이라는 주제로 앤 선생의 강연 때
소심한 성격 탓의 선생의 원고를 다른 사람이 읽도록 했는데
그 중에 한 부분이 참 오래 남을 거 같아서 포스트 잇을 붙여 표시해 둔 부분이 있다.
어린이의 타고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배움에 대한 열의로 이끌어져야 하며,
그 모든 배움을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벨 박사와 마찬가지로 앤 선생은 책이 배움의 문을 열어준다고 믿었으며
“어린이로 하여금 책에서 순수한 즐거움을 찾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권했다
책의 마지막은 맺음말과 옮긴이이 말로 끝을 맺는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예찬과 같은 위인전 같은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조금은 떨어져서 이야기해주는 편이어서 좋았고
그 때문에 아마도 아이도 더 즐거움을 느낀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발명, 발견에 관심을 가졌던 아이라 why 발명을 보여주며
이 책에서도 나온다고 알려주면서 오래간만에 여러권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았을 때
참으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