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헤이젠 글 / 토미 웅거러 그림 / 비룡소
마법사의 제자 훔볼트는 게으름을 피우긴 하지만,
언젠가 위대한 마법사가 되고 싶은 건강하고 명랑한 청년입니다.
마법사가 시키는 청소와 심부름 등 온갖 일을 하며 마법을 배우곤 했지요.
훔볼트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지하실 실험실 욕조에 물을 채우는 것이었어요.
무거운 물양동이를 들고 지하실부터 라인강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마법사가 마법사들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떠난 후에
훔볼트는 마법사가 두고 간 황금 열쇠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열쇠는 바로 마법사의 주문책이 담긴 상자의 열쇠였던거지요.
마법의 책에서 빗자루 마법의 주문을 외운 훔볼트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쳤어요.
샤르르르르르움 타!
파르르르르르움 타!
낡은 빗자루야 일을 하라
그러자 빗자루는 청소를 시작하고, 양동이를 몸에 걸더니 라인강의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어요.
너무 기쁜 훔볼트는 춤을 추며 놀다 문득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빗자루와 양동이는 끊임없이 물을 퍼다 나르는데 훔볼트는 멈추게 하는 마법의 주문을 알지 못했던거지요.
이런저런 주문을 외워도 소용이 없자 훔볼트는 도끼를 들어 빗자루를 두동강을 냅니다.
그런데 두 동강이 난 빗자루와 나무조각까지 각기 빗자루로 변하여 더 많은 물을 나르기 시작했어요.
물이 높은 책장위까지 차올랐을 무렵 마법사가 돌아왔어요.
마법사가 주문을 외워 물은 모두 빠지고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훔볼트가 마법사의 지시대로 양동이를 들고 지친 몸을 일으키자
빗자루가 훔볼트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라인강으로 향했어요
마법사의 세계를 그린 환타지물이라서 그런지
그림이 기괴하면서도 익살스럽기까지 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창살에 갇힌듯한 괴물과 성을 꾸미고 있는 괴상한 장식물들까지 아이들은 놓치지 않고 보네요.
마법사 몰래 주문을 훔쳐 요행을 바라다가 결국은 혼쭐이 난 제자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내면서
그 안의 교훈을 마법사의 말로 뚜렷이 담고 있습니다.
” 마법의 힘은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만 해.
그저 주문만 달달 외우면 되는 게 아니란다.
마법은 힘이고, 힘은 반드시 지혜롭게 사용해야 하거든.”
커다란 실수를 범한 제자를 내치지 않고 계속 일을 시키는 마법사의 마지막 모습을 보니
언젠가 그의 제자도 멋진 마법사로 키워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혼쭐이 난 어리석은 제자의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저 역시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즉시 이뤄 주는 빗자루>가 갖고 싶으니 큰일입니다.
샤르르르르움 타!
파르르르르움 타!
할트르르름 타!
슈탈트르르름 바!
마법사의 주문을 따라해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