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가 올해 7살이 되었다. 어린이집은 4살부터 다녔는데 글자에 관심이 많았다. 책상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써보기도 하고 신발장에 있는 자신과 친구들의 이름을 모두 익혔다. 처음엔 한글을 읽는지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그냥 글자를 그림처럼 인식하고 외우고 있던 거였다. 역시 엄마는 아이에 대해서는 착각의 천재다. ㅎㅎ
한글공부는 어린이집에서 하는 거 말고 따로 하지 않다가 아이가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작년 6살 봄에 한글학습지를 시작했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서 글을 읽게 되었다. 아이가 빠르기보다는 아이가 한글을 배울 시기를 맞춰서 가르쳤기에 잘 맞았다 싶다. 요즘엔 혼자 책 읽고 깔깔거리기도 하고 내게 읽어주기도 한다.
예전엔 도서관에 가면 몇권 쓱 훑어보다가 그냥 돌아다니며 노는데 요즘엔 꽤 오래 앉아서 책을 읽는다. 혼자 읽기도 하고 읽어달라고 가져오기도 한다. 내가 비룡소 칸에 앉아서 그림책을 보고 있는데 이 책 ‘구멍’을 들고 와서는 재미있다며 같이 읽자고 한다.
그래서 ‘구멍’ 속에 뭐가 있나 종이를 들춰보며 어머 ‘누에’가 들었구나. ‘누에’를 누가 보고 있나? 어머 ‘두꺼비’네? 하면서 읽는데 순간! ‘ㅜ’가 들어가는 단어들이 ㄱㄴㄷ 순으로 들어있고 자연스럽게 끝말잇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 어쩜 이런 생각을!
나 혼자 읽었다면 이런 재미도 모르고 아 시시해 했을텐데 아이와 읽으니 끝말잇기도 하고 ‘ㅜ’가 들어간 단어들이 연이어 나오는 것도 알았다. 역시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로 봐야 한다. ^^
아이는 숨은 거 찾기도 좋아하고 말잇기도 신기해하며 따라 한다. 작가님 정말 멋진 생각이에요.
재미나게 자연스럽게 한글을 알 수 있는 멋진 책!